매일신문

<목욕탕 폭발> 사고원인은 '유증기 폭발'

'펑' 불씨 댕긴 점화원 찾아라

지난 2일 발생한 수성3가동 목욕탕 폭발사고 원인이 지하 기름탱크실에 가득차 있던 기름 증기(유증)에 의한 것으로 현장감식 결과 밝혀짐에 따라 경찰은 점화원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전문기관의 협조를 얻어 2차 합동감식에 들어가 직접적인 점화원을 찾는 한편 목욕탕에 기름을 공급한 부산의 모 주유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키로 했다. 부산에서 목욕탕 사업을 하던 목욕탕 업주 정명식(57)씨는 올초 사고가 난 건물로 옮겨온 뒤에도 부산시 부산진구 연지동의 한 주유업체에서 계속 기름을 공급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사고의 원인은 유증에 의한 화학적 폭발로 감식결과 밝혀졌다. 지하1층 기름탱크에서 지상으로 설치된 유증배관에 3cm 가량의 틈이 발견됨에 따라 공기보다 무거운 유증이 배출되지 못하고 기름탱크실과 복도로 연결된 지하 다방에 꽉 차 있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지하 발굴 결과 기름탱크실을 중심으로 옆 물탱크실, 다방 방향으로 벽면이 붕괴된 점으로 미뤄 기름탱크실이 폭심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알 수 없는 화기(점화원)에 유증이 접촉돼 폭발하면서 지상 1층 미용실 바닥으로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직접적인 점화원을 찾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차 감식결과 지하 1층 전기시설에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데다 기름탱크실에 있던 배수펌프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진 것.

인위적인 화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불을 붙였다면 강력한 폭발 때문에 현장에서 즉사해 사체가 심하게 훼손됐겠지만 현장에서 그러한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방화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일인 오후 1시30분쯤 숨진 목욕탕 주인 정씨가 주유기를 들고 있었다는 주민 진술이 있었으나 폭파 규모로 미뤄 주유중 폭발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경찰은 이에 따라 사망 피해자들의 유류품에서 라이터 등 화기를 찾는 한편 기름탱크 설치업자와 보일러 수리업자를 대상으로 추가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 대구 수성구 목욕탕 건물 폭발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 등 합동감식반원들이 3일 사고현장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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