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지역의 아파트에서 4일 새벽 또다시 불이 나 최소 15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 지난달 26일과 29일 파리 시내 빈민 거주 아파트에서 잇따른 화재로 20명 이상이 숨져 파리의 주택 공급 및 소방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거듭 참사가 발생해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이번 화재는 서민임대주택(HLM)에서 발생했고 방화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앞선 사고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날 화재는 파리 남쪽 근교 발 드 마른 도(道)의 아이 레 로즈에 있는 18층짜리 아파트에서 오전 1시께 발생했다.
20대 이상의 소방차와 200여 명의 소방관들이 출동해 3시간 만에 진화했지만 이 과정에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희생됐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건물 밖으로 탈출하려다 유독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아이레 로즈 시청 측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화재 직후 일부 주민들은 인근 체육관에 수용됐다. 주민 중 임신부 한 사람은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에서 출산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소방서가 늑장 대처했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소방관들에게 돌을 던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소방서 책임자 미셸 크로는 이번 화재는 일반 주거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최근 발생한 불법 체류자 거주지와 노후 아파트 화재들과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불이 난 건물은 1970년대 초반에 건설된 낡은 건물로 최근 개·보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트릭 세브 아이 레 로즈 시장은 "젊은이들이 건물 입구의 우체함에 불을 질렀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있었다"며 "4명이 목격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경찰서장은 "범죄 행위로 인한 화재일 것이란 추정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도 성명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방화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리에서 최근 노후 건물 화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에 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3일에는 아프리카계 이주민 위주로 5천 명 이상이 파리 시내에 모여 저소득층에 제대로 된 주택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정부도 저가 주택 공급확대 정책을 발표하고 화재 위험이 있는 노후 건물 거주민을 강제 퇴거시키기 시작하는 등 부랴부랴 대처에 나서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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