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영화 세계화 꽃 피우다

가을을 맞아 세계 각국에서 한국영화제가 풍성하다. 한류 열풍과 각종 국제 영화제 수상을 계기로 불붙기 시작한 한국영화의 세계화가 바야흐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 영화진흥위원회는 국제영화제에 출품돼 외국 관객과 만나는 한국영화가 늘어나는 것과 별도로 한국영화만을 상영하는 한국영화제나 한국영화주간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기획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미국 뉴욕 한국영화제가 뉴욕 중심부인 맨해튼과 브루클린에서 '진실 게임'(Truth AND Dare)이란 주제 아래 열리고 있다. 2일 개막돼 1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올해 개봉됐던 '공공의 적 2' '마파도' '댄서의 순정' 등과 지난해 개봉된 '범죄의 재구성'과 '효자동 이발사' 등 15편이 각각 2회씩 상영된다.

2001년 8월 처음 시작된 이 영화제는 다양한 한국영화들을 뉴욕의 영화팬들에게 선보이고 있으며 해마다 2천~3천 명이 관람하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9일부터 10월 20일까지 스미스소니언 프리어갤러리와 미국영화연구소(AFI) 실버극장에서 한국영화주간이 마련됐다. 주미한국대사관(문화홍보원)과 스미소니언 프리어갤러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영화주간엔 '아라한 장풍 대작전', '프락치', '아는 여자' 등 최신작 9편과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벙어리 삼룡이' 등 신상옥 감독 작품 3편, 다큐멘터리 '무당' 1편 등 한국영화 13편이 상영된다. 신상옥 감독은 10월 관객과의 만남을 위해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8~15일 싱가포르 캐세이극장에서는 한국-싱가포르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영화전이 열린다.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가늠할 이 영화제에는 '마리 이야기', '말아톤' 등 최신 한국영화 10편이 소개된다.

한국영화제는 유럽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아스날 시네마테크는 해마다 열고 있는 아시아-퍼시픽 영화제의 올해 주제국을 한국으로 정해 올 하반기 해외 한국영화제 중 최대 규모로 열린다. 보름 동안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하녀', '송환', '고양이를 부탁해', '꽃섬' 등 무려 32편의 한국영화가 상영된다. 아스날 시네마테크는 지난 2월 한달 동안 임권택 감독의 작품 20편을 상영하는 회고전을 영진위와 공동으로 개최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선 오는 16일 제3회 코어액션(Core Action) 한국영화제가 개막된다. 24일까지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ing' 등 최근작과 불교영화 '아제아제바라아제', '만다라', '달마야 놀자' 등 15편을 선보인다.

이외에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덴마크 영화협회는 3일부터 16일까지 코펜하겐 영화연구소에서 김기덕 감독 회고전을 갖는다. 김 감독의 데뷔작 '악어'에서부터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사마리아'와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빈집', 최신작 '활' 등 11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앞으로 이런 행사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영화제 개최를 희망하고 지원을 요청하는 문의가 세계 각국에서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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