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작자 미상 '헌화가'
잘 알려진 우리 고대시가의 하나이지요. 동해바다 용왕도 탐냈다는 절세미인(수로부인)이 벼랑 위에 핀 꽃을 갖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너무 위험해서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그 때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노인이 수로부인 앞에 나와 자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암소 고삐 놓아두고 꽃을 꺾어바치겠다고 합니다. 거절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전 재산인 암소(현실)를 놓아두고 죽음의 위험도 무릅쓰겠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무모한 제안이 아닌가요? 노인이 설령 꽃을 꺾어바친다고 해도 유부녀인 수로와의 사랑이 이루어지겠습니까? 그러나 그뿐, 사랑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법, 어찌 보면 이 무모함이야말로 이해를 초월하는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여인에게 목숨을 거는 노인의 심미적인 열정이 놀랍지 않습니까?
이진흥(시인)




























댓글 많은 뉴스
장동혁 "2억 오피스텔 안팔려…누구처럼 '29억' 똘똘한 한 채 아니라"
조국, 3·1절 맞아 "내란 부정·시대착오적인 尹어게인 세력 척결해야"
이재만 "국힘, 국회의원들 대구 이용만 해…시장 출마 결심" [뉴스캐비닛]
李대통령 "3·1혁명은 미래 나침반, 민주주의·평화·문화 꽃피우겠다"
[사설] 공론화된 부정선거 의혹, 선거 시스템 전면 개편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