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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줏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작자 미상 '헌화가'

잘 알려진 우리 고대시가의 하나이지요. 동해바다 용왕도 탐냈다는 절세미인(수로부인)이 벼랑 위에 핀 꽃을 갖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너무 위험해서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그 때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노인이 수로부인 앞에 나와 자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암소 고삐 놓아두고 꽃을 꺾어바치겠다고 합니다. 거절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전 재산인 암소(현실)를 놓아두고 죽음의 위험도 무릅쓰겠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무모한 제안이 아닌가요? 노인이 설령 꽃을 꺾어바친다고 해도 유부녀인 수로와의 사랑이 이루어지겠습니까? 그러나 그뿐, 사랑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법, 어찌 보면 이 무모함이야말로 이해를 초월하는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여인에게 목숨을 거는 노인의 심미적인 열정이 놀랍지 않습니까?

이진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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