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해도

거의 다 넘어가는

텅 빈 들판을

새 한 마리 끼룩끼룩 울며

이쪽 하늘에서

저쪽 하늘 끝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초저녁의 달이

애처로운 얼굴로

그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동순(1950~) '새'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롭습니다. 어느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쓰고, 누군가는 외로운 군중이라는 말도 합니다. 외롭지 않으면 인간은 자신의 실존과 조우할 수 없다고도 하지요. 그래서 많은 시인과 예술가들이 그 본질적인 외로움을 묘사하는 모양입니다. 이 시에서도 시인은 외롭고 쓸쓸함의 근원적인 정서를 한 폭의 그림처럼 보여줍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아무도 없는 텅 빈 들판, 끼룩끼룩 울면서 이쪽 하늘에서 저 쪽 하늘 끝으로 날아가는 한 마리 새, 그것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초저녁의 달…. 서서히 저무는 시간과 쉴 곳 없는 텅 빈 공간 속에서 애절하게 울며 날아가는 새의 이미지는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 존재자의 모습입니까? 여기서 우리는 새에 투사된 우리 자신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보면서 스스로의 실존을 각성하는 것이 아닌지요?

이진흥(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이 청와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며 내부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이 발언이...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경북 구미에서 열린 '2026 구미 달달한 낭만야시장'이 첫 주말에 약 5만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루었고,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이 시민들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이란과의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