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 갖고 꼼꼼하게 관찰했죠

학생과학탐구올림픽 자연관찰대회 중학생부문 금상 김건희·정지숙 양

"의문을 품고, 꼼꼼하게 관찰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죠."

지난 3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학생과학탐구올림픽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서 중학생 부문 금상을 받은 김건희·정지숙(복현중 1년) 양은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 얼떨떨하다"며 "주어진 질문에 맞는 적절한 소재를 선택하고, 이를 꼼꼼하게 관찰해 기록한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질문은 '식물들끼리 어떻게 경쟁하고 의존하며 살아가는지 식물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조사하라'는 것. 정 양은 "문제를 보고 나니 앞이 막막했었다"며 "예상했던 질문들과 너무 거리가 먼데다 공원에서 시험을 치른 탓에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조경수와 잔디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했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만 보내고 있다가 이들의 눈에 한 가지 사실이 포착됐다. 예쁘게 다듬어진 조경수 밑에는 유난히 풀이 빽빽하고 크게 자라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띈 것이다. 이들은 '조경수 아래에는 인위적으로 주어지는 물과 양분을 뺏기 위해 풀들이 경쟁적으로 자라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고,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보고서 작성에도 공을 들였다. 아무리 남다른 관찰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서술하지 못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목표설정-가설-실험방법-내용-결론'의 순으로 서술하되, 조경수가 없는 지역과 비교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해 나가는 방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김 양은 "2시간 30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처음 문제를 보고 한참을 헤매는 바람에 보고서를 작성할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다"며 "대회를 앞두고 방학 동안 연습한 대로 형식에 맞춰 6하 원칙을 지켜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탐구·관찰 활동'은 자연현상과 사물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게 하고, 자연의 이치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과학 공부 방법 중 하나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생각의 폭을 넓히고, 원인과 결과의 고리를 연결시켜나가는 습관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지도한 김정남 교사는 "과학에 관심이 없는 학생이라도 주변 환경 속에 숨어 있는 과학적 사실들을 하나, 둘 발견하다 보면 새롭게 과학에 눈을 뜨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상을 받은 김건희·정지숙 양의 경우도 원래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들이 아니라는 것.

김 양은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아 남다른 눈썰미가 있다는 칭찬은 들었지만 과학대회에까지 출전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식물도감을 공부하고 길을 가며 인도블록 사이에 돋아난 잡초 한 포기도 새롭게 보게 돼 과학이 너무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이때 보고서 작성 과정을 빼 놓아서는 안 된다. 김 교사는 "탐구활동을 할 때는 꼼꼼한 관찰력을 통해 남다른 신선한 발상을 내 놓는 일이 중요하지만 보고서 작성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실험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고치고 알아봐야 하는지 짚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학생과학탐구올림픽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서 중학생 부문 금상을 차지한 정지숙(가운데)·김건희 양(오른쪽)과 김정남 지도교사.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