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전거 천국' 상주

내달 1일부터 축제 열려

예전에는 상주하면 '삼백(三白)의 고장' '양반의 고장'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은 상주를 '자전거 천국'과 동일시한다. 상주시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전거문화 담당계가 있고 시내에는 70여 k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그리고 자전거 축제도 있다.

■생뚱맞은 자전거타기

전국 제일의 자전거 도시 상주에는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풍경들이 쉽게 눈에 띈다. 외지인이라면 어리둥절할게 틀림없다. 그래도 이들도 곧 상주 특유의 모습에 함께 빠져들어간다. '허름한 자전거를 탄 넥타이 부대' '아이 두명 태우고 장바구니를 실은 주부' '자전거 핸들을 놓은 채 휴대전화로 문자를 날리는 학생들'...

이런 모습들은 상주의 일상사다. 그래서 자전거에 관한 한 다른 지역에서 만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시청에는 자전거문화 담당계가 있고, 세계적으로 희귀한 자전거를 비롯해 국내 자전거 역사를 한눈에 살필수 있는 자전거박물관도 유명하다. 자전거 관광이 가능하도록 닦인 자전거 전용도로는 이미 명물이다.특히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800여장이 발급되는 '자전거 면허증'은 아이들의 자전거 사랑을 잘 보여준다.

■왜 자전거인가?

상주에는 8만5천여대의 자전거가 있다. 가구당 2대꼴로 전국(가구당 0.5대) 평균보다 4배나 많다. 주민들의 자전거 이용률도 50%로 버스 이용률(16.9%) 보다 3배가 높고 교통 분담율도 18.6%나 차지해 자가용이나 버스보다 오히려 높다. 왠만하면 자전거를 이용한다. 실제로 상주중 3년 김민호(15)군 반의 경우 35명중 걸어다니는 서 등·하교를 하는 7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자전거로 등하교한다.

또 시내 곳곳에는 8천400여대의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자전거 보관대가 있고 당연히 자전거방도 성업이다. 상주 중앙시장 근처 제일자전거점(사장 강효일·61)은 3대째 가업이며, 개업 50주년을 맞은 남산자전거점 사장 김수길(74)씨는 60년째 자전거를 고치고 있다.

■자전거 축제에 오세요

상주가 이렇게 자전거 도시로 유명해지기 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사업비가 들어갔다. 그 중에서도 1999년부터 시작한 '전국 자전거축제'는 상주를 전국에 알리는 데 으뜸 역할을 했다. 7회째를 맞는 올 축제에는 100여 명의 주한 외국인 사절단들도 참석키로 예정돼있다.

10월1일부터 3일까지 상주시 북천시민공원 등지에서 열리는 자전거축제는 사람과 자연, 사람과 문화가 만나는 잔치다. 첫날인 1일에는 시민과 주한외국인 사절 등 1천여명이 참석하는 자전거 대행진을 시작으로 조선통신사 행렬이 재현되고 느림보경기와 이색자전거 경기, 자전거타고 꽃길 체험하기, 자전거 인의 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어지는 이틀동안에도 산악자전거 대회, 자전거 사생대회, 수상자전거 타기, 자전거 랠리와 자전거 투어 등 자전거와 연관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행사가 펼쳐진다. 체험행사와 각종 공연은 덤이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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