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28일 미군 점령 이후 여성에 의한 첫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 최소 6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하는 등 이날 하루 크고 작은 유혈사태가 잇따랐다. 바그다드 북서부 420㎞ 탈 아파르 마을 신병 모집센터에서 이날 남장을 한 여성이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 이라크 군 입대 자원자 6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했다.
범인은 길고 폭이 넓은 옷 안에 폭탄을 숨긴 채 신병 모집센터의 검문소 앞에 입대 지원자들과 함께 줄서 있다가 폭탄을 터트렸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이라크 저항세력이 여성을 동원해 자살 테러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2003년 미군의 침공 직후 단 한 차례 있었다.
미군 주도 다국적군에 의한 바그다드 함락 며칠 전인 2003년 4월 이라크 여성 2명이 폭탄을 가득 실은 차량을 몰고 하디타시(市) 근처 미군 검문소로 돌진해 미군병사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무장세력이 여성 자살 테러범을 동원한 이유는 탈 아파르로 이어지는 검문소를 통과하기가 남자보다 쉽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알 카에다 이라크 지부는 이날 여성 자폭 테러 직후 인터넷에 성명을 발표, 이번 사건을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남부 도시 나자프 소재 시아파 이슬람 지도자 모크타다 알 사드르의 한 경호원 집에서도 이날 폭탄이 터져 적어도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알 사드르 측 보좌관이 밝혔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유혈사태가 적었던 나자프에서 있은 이날 폭발 사건은 탈 아파르 여성 폭탄테러 직후 발생했다. 알 사드르 측 대변인인 사히브 알 아미리는 이번 사건을 외국인이 저질렀다고 비난했으나 범인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 밖에 쿠웨이트 국경과 가까운 이라크 사프완에서는 길가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며 미 육군과 공군 병사 2명이 목숨을 잃고 또 다른 병사 1명이 상처를 입었다. 앞서 27일에는 미 해병대 병사 2명이 서부 도시 라마디에서 이라크 무장세력과 교전 중 사망했으며, 팔루자에서는 또 다른 해병대원 2명이 '비적대적 총격 사건'으로 숨졌다고 미군이 발표했다.
2003년 3월 이라크전 발발 이후 이라크에서 숨진 미군 수는 이로써 1천922명으로 늘었다고 AP통신은 집계했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군과 이라크군이 '이라크 알 카에다' 조직 2인자로 알려진 압둘라 아부 아잠을 사살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인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내달 이라크 헌법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라크 폭력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그다드·나자프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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