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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한글강사 임중성 포항노인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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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익히는 것 보면 신바람 나죠"

"가·나·다도 모르던 노인들이 한글을 하나둘 익혀 나가는 것을 보면 신바람이 납니다."

전직 교장선생님이었던 임중성(68) 할아버지의 현재 직업은 포항 노인대학 학장 겸 노인복지회관 한글 선생님이다. 매주 월, 수요일 이틀 동안 2시간씩 노인들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친다. 제자들 대부분이 자신보다 나이가 두세 살 많은 고령자들이다.

3년 전 포항 두호초교 교장을 끝으로 40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한 임 할아버지는 퇴직 1년 전 은퇴 후 삶을 위해 대구대 평생교육원에서 노인교육지도자과정을 이수했다. 퇴직 후 노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처음 노인복지회관에 한글사랑방 교실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이 나이에"하는 노인들의 자존심과 자책으로 인해 수강생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노인들은 임 할아버지의 노력으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해 지금은 30여 명이 한글을 배우고 있다.

가·나·다 기초를 뗀 뒤에는 노인들이 좋아하는 트로트 가사를 이용한 노래로 한글을 가르친다. 이 같은 노력 끝에 6개월 과정에 대부분 노인들은 거의 한글을 깨우치고 내친 김에 한자까지 배우는가 하면 컴퓨터까지 배워 인터넷을 통해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는 경지(?)에 도달하기도 한다는 것. 심지어는 수학을 가르쳐 달라는 노인들도 생겨 임 할아버지는 늘 웃는 모습이다. 성취감에서이다.

임 할아버지가 가장 감동을 받았던 때는 한글을 깨친 할머니 한 분이 자신 앞으로 감사의 편지를 써왔을 때라고. 글을 알게 해줘 고맙다는 할머니의 편지를 읽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한다.

임 할아버지는 수업이 없는 날에는 노인복지회관 도서실에서 책정리와 책소개를 하고 있으며, 노인간 갈등을 해소하는 중재자 역할도 맡고 있다. 또 경북도 금빛봉사단 동부지역 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고, 인근 초교의 등교길 교통지도에도 남다른 열성이다.

임 할아버지는 "노인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노래 부르니까 자연스럽게 건강이 좋아져 보약이 필요 없다"면서 "40년간 교직에서 받은 혜택을 몸이 움직이는 한 노인들을 위해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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