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원 세 분 나오셨습니다. 42만 원 응찰하실 분 안 계십니까?"
"52만 원 안 계십니까? 52만 원 응찰이 없어 이번 작품은 50만 원에 뒤쪽에 계신 숙녀분께 낙찰됐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제4회 미술품 경매전'이 열린 대구가톨릭대 예술학과 부설 '갤러리 예술사랑' 현장은 30여 명의 미술 애호가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전시·경매센터(지도교수 박소영)' 학생 24명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찾아왔다.
경매 진행도 모두 학생들이 담당했다. 사회자들이 작품을 호칭하면 담당 학생이 나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그리고는 시작가를 알리고 호가를 부르면 응찰 유무에 따라 경매작품 낙찰·유찰이 결정됐다.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 낯설었는지 진행하는 학생들도, 응찰하는 사람들도 서툰 모습을 보이던 이날 경매는 소개 작품이 늘어나면서 점차 열기를 더해갔다. 진행자들은 중간중간 농담을 섞어 가며 사람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경매 참가자들은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올 때마다 응찰판을 들며 분위기에 호응했다. 이날 경매장을 찾은 김성배(55) 씨는 "색다른 분위기가 재미있다. 경매장 열기가 예상보다 대단하다"고 했다.
2시간 남짓 진행된 경매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허용의 정물화 '실내'로 낙찰가는 83만 원이었다. 이날 낙찰된 작품들의 경매가 중 90%는 작가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10%는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여진다. 지도교수 박소영(45) 씨는 "좋은 취지에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작품을 내어준 작가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경매 결과도 좋았다. 34점이 응찰해 그 중 25점이 낙찰됐다. 센터장 고태혁(25) 씨는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줘 놀랐다. 내년엔 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해 대구의 대표적인 경매전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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