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부부는-고산골에서 만난 두 부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집안에서만 둘이 지낸다고 생각하면 지겹지요. 그렇지만 부부가 함께 산행을 하며 하루일과를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고 즐겁습니까."

지난 19일 아침 6시, 대구 앞산 고산골 중턱 약수터에서 만난 김개중(68·대구시 수성구 수성1가)·유재순(67)씨 부부는 40여분의 산행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다. 매일 새벽 산행에 나서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하는 뚜렷한 다른 취미활동이 없는 이들에게 이 시간은 더 소중하다. 유씨는 "아침의 산행이 없다면 얼마나 시간보내기가 지루할까 가끔 생각한다"며 "활기찬 노후생활 뿐 아니라 노부부의 하루 일상을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병식(63·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박용규(57)씨 부부는 새벽산행에 같이 나선지가 벌써 13년이 됐다.

"건강도 챙기고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더 좋습니다. 처음에 혼자 시작했다가 은퇴 후에도 계속 산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도 권했습니다."

이씨는 부부가 같이 즐기다보니 이젠 상대방을 생각해서라도 산행을 그만둘 수 없다고 했다.

"함께 운동을 하고 함께 여가를 보내고 그러다 보면 공통의 관심사도 생기게 마련 아니겠습니까. 이제 아이들과 같이 살 것도 아니고 노후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선 부부가 서로를 생각해줘야지요."

박운석기자

사진 : 앞산 고산골 약수터에서 아침운동을 하고 있는 김개중·유재순씨 부부(왼쪽)와 이병식·박용규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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