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집값 어떻게?

브레이크 밟아도 거침없는 땅값 상승

'수성구 평당 분양가 1천100만 원, 내년도 집값은?'

신규 분양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 장만 적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8·31 조치에 따른 담보 제한 조치로 분양 현장에서 묻지마 투기는 사라졌지만 정부의 기대처럼 집값의 내림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오히려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는 점.

올 하반기와 내년도 분양 시장의 가격 전망을 살펴본다.

▨내년도 분양가는

현재로 본다면 신규 분양 가격 상승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지역 부동산 가격을 주도하고 있는 수성구를 들여다보면 상승 추세는 뚜렷해 진다.

분양가의 30~40%를 차지하는 땅값의 경우 수성구는 고질적인 택지 부족으로 날개를 달아 놓은 상태.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대로를 끼고 있는 지역의 땅값은 최고 평당 2천만 원에 이르고 있으며 범어동은 1천200만~1천300만 원, 수성동 지역은 1천만~1천200만 원대까지 올라 있다. 불과 2, 3년 전에 비하면 70~100%나 급등한 수준.

수성동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모 시행사 대표는 "2년전 땅 매입에 들어갔을 시점에만 해도 평당 500만 원 미만 땅도 있었지만 요즘은 부르는 것이 가격"이라며 "알박기 땅이 많은 곳은 원가가 그만큼 올라 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땅값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아 내년 분양 아파트 가격은 그만큼 원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 물량 중 위치와 학군이 좋은 일부 지역 단지 분양가는 1천300만 원(40평형 이상)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 33평형대를 기준으로 북구 칠곡과 달성군 죽곡 지역 분양가가 올들어 2억 원을 넘어섰고 달서구는 2억2천~2억4천만 원, 수성구는 2억4천~2억6천만 원 수준이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성구는 범어동 두산 위브더제니스와 황금동 SK리더스뷰가 평당 1천300만 원대 분양에 나설 계획으로 있어 50평형대 기준으로 6억~7억 원대 아파트가 현실화 돼 있다.

태왕 조용태 상무는 "분양가가 높아지면 미분양 위험도 함께 올라갈 수밖에 없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사업을 포기하던지 수익성을 위해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대구 도심지의 택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양가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물론 수성구발 땅값 상승은 달서구와 동구 북구, 달성군 등 전 지역으로 확산된 상태. 여기에다 건축비 상승도 분양가격을 올리는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건축법 개정으로 층고가 10cm 정도 높아지고 스프링쿨러 설치 등이 의무화되면서 공사비가 올라간데다 내년부터는 근린공원도 일조권이 적용돼 용적률이 10% 정도 낮아지게 된다. 또 발코니 확장 비용의 분양가 포함과 기반시설 부담금제 신설까지 겹치게 되면 분양금이 최소 10% 이상은 올라가게 된다.

▨ 고 분양가 아파트 과연 팔릴까

수요자들이 갖고 있는 의문은 과연 비싼 아파트가 시장에서 먹혀 들 수 있을까라는 점. 수요자 부족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게 되면 시장 원리상 분양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그러나 업계에서는 8·31 조치로 구매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여전히 수요는 있다는 시각이다.

대구의 주택 보급률은 87%로 전국 평균 102%를 휠씬 밑도는 전국 최하 수준. 여기에다 수성구와 달서구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2만여 가구 이상이 보상금을 받고 신규 공급을 기다리고 있다. 모 시행사 대표는 "수성구 지역에서 노후 주택을 팔고 보상을 받으면 최소 3억원 이상을 받게 된다"며 "보상금을 받은 이들중 대다수는 전셋집을 구한뒤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을 받거나 분양권을 구입하려는 대기 수요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최근 분양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와 실내 구조와 마감재 등에서 몇단계 수준이 올라간 상태"라며 "평형대와 마감재 등에 대한 수요자의 눈높이도 갈수록 올라가고 있어 초기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꾸준히 수요는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향후 아파트 시장은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우방 이혁 이사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미분양 부담을 덜기 위해 분양가가 높더라도 위치와 학군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기존 아파트와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차가 계속 벌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입지적 위치가 불리한 곳은 신규 분양가가 낮더라도 수요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지역에서 2만여 가구 이상이 분양되는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지나면 분양가가 높은 곳일수록 계약률이나 프리미엄이 비례해 높아지고 분양가가 낮은 지역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사진= 택지부족 등으로 내년도 대구시의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고 평당 1천200만 원대를 보이고 있는 대구 수성구 수성동 재개발지역.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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