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감각에 맞는 전통 음악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여운을 주고 우리들만의 색깔도 내고 싶어요."
경북대 졸업생들로 구성된 창작국악합주단 '여음(餘音)'. 우리 음악을 좋아해서, 또 현대인들에게 우리 음악을 알리고 싶어 20대 10명이 의기투합했다. 단원은 최영란(가야금), 양홍지(거문고), 김유란(대금), 최희정(피리), 오미진·이태은(해금), 고정숙·박수경(판소리), 오은비(민요), 박미라(작곡)씨로 단촐하다. 24~28세인 이들은 음악을 하고픈 의지 하나만으로 뭉쳤다.
여음은 2001년 국악합주단 '악동(樂童)'으로 출발, 2003년 9월 창작국악합주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음악을 해보자는 의미로 여음이라 이름지었다.
여음은 지난달 21일 봉산문화회관에서 '추월만정(秋月滿情)'을 주제로 창단연주회를 가졌다. 추월만정은 판소리 심청가 중 황후가 된 심청이 가을 달 아래 부친을 그리는 대목으로 가을 달이 가득한 뜰의 아련함과 그리움을 전달하려고 이 모티브를 잡았다. 여음은 특히 아리랑 연주에서 플룻과 클라리넷, 해금과 가야금 등 동서양 악기를 섞어 연주했다.
"기획, 공연, 홍보까지 모두 우리 힘으로 해내 뿌듯해요. 여음이 알려진 단체가 아니어서 관객들이 얼마나 올지 걱정이 돼 내심 1층 객석만이라도 찼으면 했는데 공연을 마치고 불이 켜진 순간 2층 객석까지 꽉 찬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여음을 이끌고 있는 고정숙(25)씨는 첫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후 자신감을 얻었다.
여음은 지난해 청도 적천사 은행나무 별빛축제 초청 공연, 올해 들안길 맛축제 축하공연 지난달 18일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하는 한가위 문화한마당 초청공연 등 이미 10여차례나 공연을 했다.
고정숙씨는 "어떻게 하면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싶었죠. 요즘 젊은이들은 '국악'이라 하면 옛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멀리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냥 '국악'만을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국악을 재창작하고 모임의 색깔에 맞게 재구성해 관객들이 알기 쉽게 연주하려고 해요."
여음 단원들은 매주 두차례씩 연습한다. 창단 초기에는 갓 졸업을 한 상태였고 사회경험이 부족해 개개인의 주장이 강했다. 또 사회초년생들이어서 경제적인 문제도 걸렸다.
하지만 음악을 위해 모인 모임이라 조금씩 양보하고 십시일반씩 내 경북대 동문 인근에 연습공간도 마련했다. 공연을 위해 사비를 털때도 많다.
단원들은 "앞으로는 따뜻한 차 한 잔과 아름다운 선율을 만날 수 있는 '작은 음악회'를 열고 싶어요. 관객이 1명이든 10명이든 여음의 노래를 찾아 준다면 기꺼이 시작하고 어디든지 찾아갈 것입니다."며 기대와 성원을 부탁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사진 : 경북대 졸업생들로 고전 음악을 하고픈 의지 하나로 뭉친 '여음'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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