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기생충알 검출 재검사 1주일만에 '없던일로'

"김치 불신은 어쩌라고" 분통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국내외 파장은 생각 않고 국산김치 기생충 알 검출 사실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정부가 너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지난 3일 기생충 알 검출로 김치 유통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대구시내의 한 김치 제조업체에 대한 '행정제재'가 1주일만인 10일 풀렸다. 일주일 동안 재검사를 했으나 기생충이 검출되지 않은 것. 정부의 무책임한 발표에 대한 업계의 원성과 불만은 울분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은 10일 "식약청에 의해 기생충 알 검출판정을 받은 대구의 한 업체에서 김치 160kg을 수거, 지난 1주일동안 기생충 알 검사를 실시한 결과 기생충알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대구 북구청은 이 업체에 대한 김치판매 금지조치를 풀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정부가 이름과 주소까지 공개해 기생충 알 검출업체로 낙인 찍혔다"면서 "도대체 어디 가서 김치를 팔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업체의 하루 김치 생산량은 100~200포기. 검사결과를 기다리며 생산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아무 이상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김치유통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발표 후 대형 할인점 납품이 바로 끊겼다"며 "기생충 알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업체이름을 공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억울해 했다. 기생충 알 파동과 관련, 달성군 한 김치 제조업체는 11일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기생충알 검사 장비를 들여와 첫 실험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1천만원을 투자, 현미경이 달린 디지털카메라와 원심분리기, 기생충 검출 시약을 갖췄다. 이 업체의 전체 매출액 중 60%가 일본 수출이지만 기생충 알 파동이후 일본 정부가 한국김치 통관을 보류해 벌써 수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업체는 일본 바이어들을 초청해 기생충 알 검사 실험 장면을 직접 보여줄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기생출알 검사에 대해 단 한번도 얘기하지 않아 시설을 갖추지 않았을 뿐"이라며 "사후 파장도 생각않고 발표부터 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대구시는 정부의 김치 기생충 알 검사 지시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15개 김치 제조업체에 대해 검사를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기생충 알 검출과 관련한 정부의 섣부른 발표에 대한 업체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11일부터 기생충 알 검사설비를 갖춘 지역의 한 김치 제조업체가 자체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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