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 만평을 둘러싼 아랍권의 반발이 일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일부 아랍권 국가에서는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는 등 파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중동 대표들이 이번 주 회담을 갖고 해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항의 시위·언론사 수난 =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12일 무슬림 4천여 명이 베야지드 이슬람사원 외곽에서 집회를 갖고 만평을 게재한 서방국가에 대해 항의했다. 이스탄불 시내에서도 150명이 프랑스 영사관에 집결해, "신은 위대하다, 이에는 이 피에는 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며 계란을 던지는 등 거세게 항의했고, 동남부 디야르바키르 지역에서도 수백여 명의 시위가 이어졌다.
또 덴마크 에스비에르 공동묘지에서는 이슬람 공동묘지에서 묘비 25개가 심하게 훼손됐다고 라디오 DR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슬람 사원 벽에 마호메트를 모독하는 낙서가 발견됐다.
만평을 게재한 언론사들에 대한 당국의 제재도 이어졌다.예멘 당국은 영자지 '예멘 옵서버' 등 만평을 게재한 언론사 3곳에 대해 정간조치를 내리고 옵서버지 편집장 등 언론인 3명을 체포했다.
알제리에서도 만평을 실은 '에리살라'와 '이크라' 등 이슬람계 주간지 2곳이 정간되고 편집인이 체포됐다. 문제의 만평을 방영한 케냐 국영미디어그룹(NMG)도 이날 공식 사과성명을 내고"논쟁이 되고 있는 만평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 (무슬림을) 공격할 뜻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마호메트 만평 12컷이 덴마크 교과서에 실려 교재로 사용되고 박물관에도 전시될 것이라고 교과서 출판업체인 길덴달 측이 밝혀 이슬람권 반응이 주목된다. 길덴달 교육부문 담당자인 피터 몰러럽은 이날 일간 폴리티켄과 회견에서 "미래세대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알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 美-이란 설전 계속 =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2일 만평으로 인한 폭력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밝히며 해당 국가 정부들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ABC방송과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특히 "이란과 시리아가 시위대를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도 이날 CNN 방송에 출연, "특정 국가들이 자신들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파문을 이용하고 있다"며 "그녀(라이스)가 정확하게 짚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미드 레자 아세피 외무부 대변인은 "라이스와 덴마크 총리의 발언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며 (양국의) 즉각적인 사과만이 조금이나마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 지속적인 중재 노력 = 이런 가운데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일주일 간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 중동국가를 잇달아 방문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솔라나 대표는 우선 13일 이슬람회의기구(OIC) 대표와 회담을 가진 뒤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압둘라 국왕을 만날 예정이다. 또 유엔도 파키스탄에서 만평 항의 시위가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지진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덴마크인 1천3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조사 결과, 56%가 "무슬림의 분노를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덴마크 유력일간 베링스케 티덴테가 12일 보도했다.또 답변자의 49%는 "만평 게재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변했으나 "무슬림의 분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답변도 41%에 달했다.
코펜하겐·워싱턴AFPAP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