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앞산은 대구를 낳은 어머니"…앞산 사랑 40년 홍종흠 대구문예회관장

"앞산은 어머니 같은 한결같음으로 대구시민들을 맞고 있죠."

늘 가까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특별해 보일 것 없는 것처럼, 대구의 앞산은 늘 곁에서 대구시민들에게 그저 친근함을 주는 산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한라산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드러내면서도 앞산은 그저 집 앞에 서 있는 평범한 산으로 밖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40년 간 변함 없는 마음으로 앞산을 사랑하고 관심을 기울여온 이가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홍종흠(63)관장. 그는 대구 시민이면 누구나 친근하게 생각하지만 막상 체계적인 연구나 자료수집은 이뤄지지 않았던 앞산에 대해 수십년 간 남다른 사랑과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 2001년에는 앞산에 관한 최초의 단행본 '대구의 앞산'을 발간했을 정도로 그는 '앞산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1950년대 후반부터 앞산을 꾸준히 올랐지만 그동안 앞산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정리된 것이 없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남구문화원의 요청을 받아 책 집필에 나선 것.

홍 관장은 "금호강에 둘러싸여 있는 분지지형의 대구는 금호강 남쪽의 앞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만들어낸 땅입니다. 대구를 낳은 어머니라고 볼 수 있지요."

그는 앞산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전국 최초로 독립운동을 모의했던 절인 안일사, 후삼국 시대에 왕건이 공산전투에서 견훤에게 패배해 피신했던 곳 등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유적지도 산재해 있다."

그 뿐이랴. 정상에서 대덕산 방향 서쪽 능선을 타면 황혼녘 황금빛으로 물든 금호강과 낙동강, 저 멀리 와룡산과 가야산이 파도처럼 흘러가는 풍경을 볼 수 있고, 가창댐의 보석같이 반짝이는 물을 보며 걷는 숲길이 일품인 용두골과 달비골을 잇는 능선, 늦봄 달 밝은 밤에 꽃눈이 날리는 대덕골의 벛꽃길 등은 그가 꼽는 앞산의 비경이다.

홍 관장은 "대구시민들의 쉼터와 정서적 위안을 주는 공간으로 남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앞산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사진 : 지난 2001년 최초로 대구 앞산에 대한 책을 발간했을 정도로 수십년간 앞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문헌을 수집해 온 홍종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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