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서 갑작스레 발작을 일으킨 지킬 박사는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악의 화신 '하이드'를 없애기 위해 친구의 칼에 몸을 던지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극이 마무리되자 관객들은 150분 동안 숨죽여왔던 환호를 일시에 터뜨렸다.
연일 기립박수가 이어지는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는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치고 있다. 공연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티켓 예매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연 일주일 전, 조승우(지킬 역) 출연의 공연은 몇몇 잔여석을 제외하고 일찌감치 매진됐지만 같은 역에 더블캐스팅된 류정한의 공연은 예매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면서 하루 100장 미만의 티켓 판매가 배 이상 증가했고, 평균 객석 점유율도 50%를 넘어서는 등 뜨거운 관객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관객몰이를 하면서 '2006 프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9일부터 4일간 막을 올렸던 '호두까지 인형'의 유료 티켓 판매량이 평균 70%를 기록했고 17~19일 공연하는 '캣츠 포에버' 도 현재까지 주말과 휴일 객석 점유율이 80%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다 이번 축제의 부대행사로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뮤지컬 스타와의 데이트'에 비록 젊은층이 중심이긴 했지만 많은 뮤지컬 마니아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 같은 열기가 프레뮤지컬페스티벌의 성공이란 평가로 이어질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진 못하고 있지만 개막작 '렌트'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팅임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30%를 채우지 못했던데 비하면 대단한 호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 것이 현실. 이번 축제에 참가한 제작사 및 기획사, 그리고 축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달아오르는 열기가 나머지 참가 작품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스타'에 힘입은 반짝 열기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뮤지컬 관객 대부분이 경제력이 약한 젊은층이고, 이들에게 작품당 10만 원대에 이르는 입장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한정된 관객이 일부 작품에만 몰려버리면 나머지 참가작은 그만큼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비싼 입장료는 여러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못한다"며 "대구시나 조직위 등에서 현재의 입장료 가격대를 낮출 수 있는 지원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국제 축제'라는 타이틀을 내건 만큼 대구의 한정된 시민들을 객석으로 끌어 모으는데 열중할 것이 아니라 서울, 부산, 대전 등 전 국민을 대구로 불러들일 수 있는 주최 측의 기획과 적절한 홍보 마케팅이 뒤따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힘을 얻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a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성추행 호소하자 2차 가해, 조국은 침묵"…강미정, 혁신당 탈당
7년 만에 악수 나눈 우원식·김정은…李대통령, 禹 통해 전한 메시지는?
우원식 "김정은과 악수한 것 자체가 성과"…방중일정 자평
[단독] "TK통합신공항 사업명 바꾸자"…TK 정치권서 목소리
고개 숙인 조국혁신당 "성비위 재발 막겠다…피해회복 끝까지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