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원주택을 찾아서-경산 와촌 김성윤씨 집

하필 그날 따라 낚시터는 물이 모두 비워져 있었다. 저수지 바닥 청소를 위해 1년에 한 두 차례 저수지 물 빼기를 한다는데 공교롭게도 그 날이 그랬다.

김성윤(50.토목업)씨 집은 넓은 유료 낚시터를 마주보고 있었다. 도로에서도 한 눈에 뜨이는 화려한 돌담에 서양식 2층 집이었다. 누구라도 물으면 '아, 호수(저수지) 옆의 그 집' 하는 말이 나올 만했다.

◆ 전원주택, 알아보고 지어라

김성윤씨는 지난 2001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 못 옆의 대지 400여평을 매입했다. 대기업 직원인 동생과 한 울타리에 집 두채를 지으려 했지만 여의치않아 김씨 집만 짓게 됐다. 건평은 80평. 덕분에 넓은 뒷 마당이 생겼다. 착공에서 성토까지 1년이 걸렸다. 건축비로는 3억원 가량이 들었다고 했다.

"40대 중반에 고혈압이 찾아왔어요. 건강 때문에 전원생활을 택한 셈이지요.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는 경산에 있는 아파트에서 쭉 살았습니다".

건설.토목분야에 오래 종사해 온 그는 전원주택을 구할 때 꼭 명심해야 할 몇 가지를 얘기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이 부지. 못 옆의 현재 집 터도 장기간 눈여겨둔 땅이었다. 당시에는 논이었지만 용도 변경이 가능했다. 김씨 집과 100m가량 떨어진 도로 사이의 부지는 길쭉한 모양새여서 다른 집이 들어설 만한 곳이 아닌 점도 조용하게 살고 싶었던 김씨 마음에 들었다.

부지를 골랐다면 다음은 흥정. 그는 매입 당시 평당 40만원 가량을 줬다고 했다. 집 옆으로 도로가 나면서 집 가치는 훨씬 올랐다. "당장 값싼 땅이 좋은 게 아니라 장래 도로계획 등 개발을 예상해야 합니다".

김씨는 와촌IC를 이용하면 20여분만에 대구시 수성구의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고, 30분 간격으로 하양 시내버스가 다녀 교통에는 큰 불편이 없다고 했다. 난방비도 줄었다. 전에 살던 40평 아파트가 월 30만원 이었던 데 반해 현재 80평 너비의 집은 월 22만~23만원 정도라고 했다.

◆ 구상은 집 주인이, 시공은 전문가에게

"물 앞에 지은 집이라서 그런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합니다".

김씨 집은 동남향이다. 못을 바로 보고 있다. 1층 거실의 넓은 유리창을 통해 낚시터의 전경뿐 아니라 멀리 산 아래까지 경치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김씨가 집을 지을 때 가장 고심한 것이 방음. 도로 옆인데다 낚시터까지 북적대다보니 소음이 여간 걱정되지 않았다. 방음자재에 신경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우리 집은 문 두드리기 전까지는 사람이 온 지도 몰라요". 사설 방범업체에 의뢰해 방범도 철저하게 했다.

그는 이 집을 짓기 위해 경기도와 강원도까지 가서 '잘 지었다'는 집 마다 견학하고, 전원주택 관련 잡지를 읽는가 하면 전문가에게 자문도 구했다. 그러나 집의 내부구조나 자재, 공법은 전문 설계사 의견에 대체로 맡긴 편이었다. 1층 거실의 5m짜리 큰 유리창이나 춘천옥으로 다듬었다는 벽난로가 그랬다. 난방시설도 전문가의 의견을 좇아 심야전기로 설치했다.

김씨와 아내(48), 아들(24) 등 세 식구가 살기에는 비교적 넓게 보였지만 나름대로의 취향과 필요에 맞춰 공간 활용을 하고 있었다. 안방에 달린 작은 방은 금색 비단 보료와 다리 낮은 상을 놓아 한옥풍으로 꾸몄다. 차고로 쓰려던 공간은 비가림 막을 설치해 운동공간으로 쓰고 있었다. 1층은 주인 부부의 공간으로, 2층은 군을 제대한 대학생 아들의 공간으로 나눠 쓰고 있었다. 정원에 설치한 대나무 정자는 가족들이 차나 식사를 하는 공간으로 운치 있어 보였다.

글.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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