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관중, 일본팬 4면에서 '포위'

16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은 당초 팽팽한 응원전이 되리라던 예상과 달리 한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수적 우세 속에 진행됐다.

일장기를 흔드는 일본팬이 1루측 내야 일부와 외야쪽에 약간 포진했을 뿐 한국팀 더그아웃이 위치한 1루 내야는 물론 일본측 3루 내야는 온통 파란색의 막대 풍선과 태극깃발을 든 한국 팬들로 물결을 이뤘다.

이들은 경기 전 양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애국가를 제창하며 단결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어 징과 꽹과리를 동원,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를 연호하는 함성이 구장 곳곳에서 메아리쳤다.

한국 관중들은 일본대표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이자 슈퍼스타인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타석에 나올 때마다 경기장을 떠나가도록 '우~'하는 함성을 내질러 일본팀의 기를 '팍팍' 죽였다.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한인회 관계자는 1만명 가까이 구장을 찾았던 지난 13일 멕시코전보다 더 많은 동포가 몰렸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교민 중에는 티셔츠 500벌을 제작, 무료로 배포하고 교민사회와 두터운 우의를 지닌 현지 베트남계 사업자로부터 태극기 2천장을 무료로 제공받는 등 열성을 다해 일본전 응원을 준비했다.

경기 전에는 이번 WBC 본선 들어 처음으로 훈련 시간 때 특별히 구장측에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귀에 익숙한 한국 음악이 흘러나오는 등 온통 한국색 일색이었다.

지난 5일 도쿄돔에서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뒤로 하고 '도쿄대첩'을 엮어낸 태극전사들은 이날 캘리포니아의 '한국땅'에서 색다른 조국애를 느꼈을 법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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