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개바람
김기연
보세요
키 낮은 이월 가고
자목련 불끈 쥔 봉오리
수상쩍은 봄날
꿈틀거리며 치솟아 오르는
바람의 발기 좀 보세요
당당하게, 하늘 깊이 일 저지르고 말
저 탕자의 거동을
……
슬며시 따라 나서는
내 마음을
봄의 생명력은 솟구침이다. 꿈틀거림이고 치솟음이다. 지금 지상은 마구 꿈틀거리며 발기하고 있다. 넘쳐나는 생명력이 마침내 우주를 무두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부활이 아니다. 창조인 것이다. 창조는 먼저 지상의 한 구석에서 시작된다. '자목련 불끈 쥔 봉오리'에서 발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발기가 온 지상을 뒤덮고 이제는 하늘로 향한다. 돌개바람이 그것이다. 돌개바람은 다름 아닌 '바람의 발기'인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바람조차 발기한다. 하늘로 향하는 '바람의 발기'는 마침내 '하늘 깊이 일 저지르고 말' 것이다.
이 봄날의 자연은 태초의 천지창조 신화를 재현하는 듯하다. 이런 봄날, 탕자의 마음으로 나서는 것은 자연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신(神)을 닮고자하는 마음일 것이다.
구석본(시인)





























댓글 많은 뉴스
네타냐후, 사망설에 '다섯 손가락' 펴고 "우리 국민이 좋아 죽지"
김지호 "국힘 내홍이 장예찬·박민영 탓?…오세훈 파렴치"
'괴물' 류현진 "오늘이 마지막"…국가대표 은퇴 선언
이준석 '젓가락 발언' 따라 음란 댓글…작성자 결국 검찰 송치
전자발찌 40대男, 남양주 길거리서 20대女 살해…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