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조각품마다 길게 늘어진 것은 구멍. 구덩이 혹은 구멍의 고립감을 형상화하고 그 음각과 양각의 형태를 부정과 긍정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HOLE-김지훈 조각전'이 4월 9일까지 영천 시안미술관(054-338-9391)에서 열리고 있다.
김씨가 지하공간에서 생활하다 모티브를 얻은 작품들이다. 지상보다 낮은 곳에서 항상 높은 곳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작가는 자신이 어떤 구덩이에 빠져있다고 생각했다. 위태로운 공간에 고립된 개인. 이는 곧 작가 혹은 우리의 삶을 제약하는 요인들이다. 이는 결국 우리가 외부 세상과의 교감에서 고립됐다는 부정적 사고를 자리잡게 한다.
지하에 깊숙이 파인 구덩이 혹은 지하공간을 지상으로 끌어올린 형태를 기본으로 하는 김씨의 작품에서 기준점은 다양하게 변화한다. 바닥에 깔려있기도 하고 땅위로 우뚝 솟아있기도 하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고립의 입구를 매끄러운 곡선으로 처리해 한번 빠져들어가면 다시 빠져나올 수 없는 형태를 띈다는 것.
PVC, FRP, 콘크리트 등 다양한 재료를 써서 표현한 고립의 구멍 작품 8점을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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