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 공기총 강도, 빨리 잡아라

경산시 하양농협 강남지소 공기총 강도 사건은 만 이틀이 지났으나 경찰은 이렇다할 단서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청도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한 공기총 강탈 사건의 동일범 여부도 불분명한 상태다.

수사가 장기화되거나 미제 사건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초동수사부터 신속하고 빈틈없어야 한다. 그러잖아도 미제 사건이 많아 강력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능력과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대구지역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강력 범죄의 3분의 1이 미제 사건으로 남는다는 보도다. 개구리소년 사건이 끝내 공소시효를 넘긴 것이 대표적 사례다. 청송감호소에 복역 중 병원에서 달아난 탈주범은 만 1년이 지나도록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4년 89.4%였던 범인 검거율이 지난해 74.7%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총기 사건에 미제가 많은 점이 우려스럽다. 지난 2000년 3월 경찰관 총기 피탈 사건, 2001년 12월 총포사 살인 사건, 2003년 7월 주택 총기 강도 사건이 미제다. 언제라도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 범인이 유유히 대로를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또 2001년 월암동 기업은행 강도 사건, 지난해 방촌동 신협 현금 수송차 강탈 사건, 성서 신협 강도 사건 등 금융기관 대상 범죄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제 사건이 늘어날수록 경찰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주민의 불안감은 증폭된다. 날아다니는 범인에 기어가는 듯한 경찰의 무능 수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찰 수뇌부부터 의지를 새로 다지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도 범인이 농협에 침입, 공기총을 쏴 직원들을 위협하고 돈을 챙겨 달아나는 데 걸린 시간이 불과 40초였다. 평소엔 돈이 많지 않은 소규모 농협 점포인데 범인은 인근 대단위 묘목 단지의 활발한 묘목 거래가 이뤄지는 식목철을 기다렸고, 대낮에 총을 쏠 만큼 대담하고 신속했다. 치밀한 사전 준비가 있었던 만큼 경찰의 수사가 철저하지 않으면 해결에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다행히 폐쇄회로 TV에 범행 장면이 찍혀 키 175㎝가량에 베이지색 바지와 노란색 상의를 입은 범인의 인상착의가 확보된 것은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다 과학적이고 적극적인 공조 수사로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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