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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개 상징' 대나무…변고땐 나라에 일 생긴다?

대나무는 옛날부터 쭉 뻗은 외관으로 인해 절개를 상징해왔다. 이에 따라 대나무에 변고가 생기면 나라에 변란이 생기거나 마을에 나쁜 일이 생긴다는 속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상주 내서면 고곡리 구이골 주민들은 지난 1998년 수 천억 원의 피해를 냈던 대형 수재 전에도 마을 대나무가 말라죽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나무의 변화는 생존을 위한 식물 특유의 본능일 뿐 실제 사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한다.

원예연구가 윤정호(45·경남 합천군) 씨는 "대나무는 난·온대성 수종으로 극심한 한파 등 기후 조건으로 생육상태가 나빠지면 마르거나 꽃이 피는 등의 현상을 보일 뿐 속설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즉 홍수나 가뭄 등때는 대나무가 영양번식(종족번식)을 하는데, 환경이 급변하면 조직파괴를 알리기 위해 일종의 집단자살과 같이 스스로 반응하는 현상이라는 것. 선인장이 생육환경이 극심하게 나쁠 때 자신의 생존현상을 증명하기 위해 꽃을 피워보이는 것과 같다는 풀이다.

또 일설에는 뿌리로 번식하는 대나무의 경우, 영양이 부족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면 대나무가 보유한 모든 에너지로 꽃을 피운 뒤 씨를 바람에 날려 다른 곳으로 옮겨 다음 세대를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나무의 수명은 150년 쯤 되며, 10~100여 년만에 한번 이같은 징후를 보인다는 속설도 있으나 정확치는 않으며, 스스히 잎이 말라가다 환경이 더욱 나빠지면 꽃을 피운 뒤 고사하는 경우도 있다.

윤씨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주민들은 나쁜 징조를 예고하는 개화병(開花病), 혹은 자연고(自然枯)라고 말하지만 퇴비나 영양분을 주면 다시 살아난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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