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대구 중구의 봉산문화회관을 열정적인 록의 열기로 가득 채운 밴드가 있다. 일찌감치 일본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정통 하드록 밴드 바우와우(BOWWOW). 그들의 신기한 연주 실력에 관객들은 그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0년 관록이 빚어낸 환상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이내 그들의 음악에 몸을 맡겼다.
지난 2003년 U대회 록페스티벌 이후 정식 콘서트로 대구를 찾은 바우와우를 만났다.
◆한국에서 첫 전국 투어의 느낌은?
한국은 너무나 편안한 곳이고 사랑이 넘치는 곳이다. 일본의 팬들은 얌전한 편인데 한국 팬들은 대단히 다이내믹하다. 특히 대구의 팬들은 음악을 진정으로 느끼고, 거기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블랙 신드롬과 제임스(지역 밴드로 오픈 공연을 맡았다), 시나위와 블랙홀, 김경호 등을 알고 있는데 능력에 비해 대접을 못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라면 성공을 거두었을 만한 밴드들이 악전고투하는 모습들이 아쉽다.
◆일본에서 지역 록밴드들의 활동 환경은 어떤가?
일본은 록음악이 대중음악의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규모의 라이브 하우스가 특색있게 시스템화돼 운영되고 있다. 대중음악의 근간인 라이브 음악을 더 사랑하고 지켜내는 관객과 공연 인프라가 일본 록의 힘이라고 본다. 일본 또한 정통 록이나 헤비메탈의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록을 기반으로 한 음악들은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음악이 너무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기울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지역의 뮤지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도 있다. 먼저 지역의 음악팬들이 마음을 열고 지역 밴드의 음악을 들어주려는 노력을 할 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 록밴드들도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당연히 연주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 연습과 공연만이 뮤지션을 성장시킨다. 그리고 정확한 영어발음을 구사하기 위해 언어도 공부해야 한다. 록음악에서도 가사전달은 매우 중요하기에 유럽이나 미국시장에 진입하려면 영어는 필수다. 그리고 록 음악을 시작하려는 후배들에게 '시류에 너무 편승하지 말고 기본기에 충실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기본기가 탄탄하면 어떠한 트렌드라도 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다 보니까 뮤지션이 되는 것, 그것이 음악을 오래 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올해 30주년 기념앨범을 발매했다. 이제 유럽 투어를 하고, 이후에는 미국 투어 계획을 수립해서 활동하려고 한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대구를 다시 방문하고 싶다. 이번 투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구의 음식이었다.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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