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문차숙 作 '사랑은 꽃이다'

사랑은 꽃이다

문차숙

사랑은 꽃이다

말없이 피었다

가시만 남기고 지는 늦은 장미,

사랑이 돌이나 바위였다면

내 정원에서 우우

바람에 밀리지 않아도 될 것을

감당 못하도록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지는

당신은 꽃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감당 못하도록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어느 순간에 이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꽃의 아름다움은 소멸의 미학입니다. 사랑도 이와 같습니다. 사랑이 '돌이나 바위'처럼 완벽한 모습으로 있다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겠습니까. 사랑은 '가시만 남기고' 떠나더라도 '늦은 장미'로 남습니다. 이것은 '돌이나 바위'처럼 소멸되지 않는 '완성의 세계'가 아니기에 열리는 '아름다움'입니다. 사랑은 완성의 세계인 '열매'가 아닌 미완의 세계, 소멸의 세계인 '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움은 '미완의 세계', '소멸의 세계'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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