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나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신문 본 뒤….'
노래가사처럼 세상엔 참 네모난 것이 많다. 5월 3일까지 갤러리M(053-745-4244)에서 열리는 '사각의 색채들(quadrangle's colors)'전의 작품들도 모두 네모난 세계를 담고 있다. 색면 추상회화 형식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6인의 사각의 예술이다.
규칙적이고 격자무늬에 형상을 배제한 작품들이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권태희(49) 씨는 작품에서 단일한 색조로 가로·세로 붓질을 반복해 캔버스 표면의 밀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유로운 정신 세계로 나아가고픈 강렬한 의지를 표명하는 작품들이다.
남춘모(45) 씨는 시장에서 구입한 천 또는 손수 염색한 천을 일정한 폭으로 조각내 뻣뻣하게 만들어 나란히 연결시킨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원색 계통의 작품으로 하얀 실내를 환하게 밝히는 작품은 빛에 의한 감각적 시각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교준(51) 씨의 근작들은 알루미늄판과 플렉시글래스(Plexiglass: 방풍유리의 일종) 혼합작으로 따뜻한 느낌을, 캔버스 위에 유화물감으로 격자무늬를 지우는 작품으로 차가운 기운을 전해준다. 작품 속에는 환영과 평면이 공존하고 있다.
장승택(47) 씨의 작품은 플렉시글래스 박스 위에 오일을 수직방향으로 겹겹이 입힌 기법으로 완성한 것이다. 즉흥적이고 감각적으로 선택과 색과 색면의 간격이 서로의 경계를 내세우지 않고 공존하는 무수한 욕망들을 '차가운 듯 따뜻한 추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정은주(42) 씨는 평면인 듯 입체인 듯 두 요소를 혼합해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제시하고 있는 작품을 전시 중이다. 색상을 변화시킴으로써 공간은 변화하고,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색상은 달라진다. 시각적·공간적 해석에 새로운 가능을 던져주고 있는 것.
홍승혜(47) 씨는 '유기적 기하학' 작품으로 이율배반적인 요소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픽셀을 쌓아올려 탄생한 기하학적 형태는 백색의 벽면에서 살아숨쉬며 금방이라도 움직이고 뿌리를 내리는 유기체로서 존재한다.
20여 점의 작품의 형태적 유사성과 개념적 차이를 비교해서 감상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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