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산 무료환승 '공염불'

버스 개편 2개월

대구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된지 18일로 꼭 두달을 맞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구시의 후속 대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당초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대구~경산 구간의 시내버스 환승무료·할인제가 도입 시기조차 불투명한데다 불친절·들쑥날쑥한 배차간격 등 서비스 수준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게다가 대구시는 305번과 427번, 401번 등 이용객이 많은 10여 개 노선에 버스 2~4대를 추가 투입키로 했지만 아직 대구 시내버스운송조합과 협의를 끝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후속 대책 시행 실패= 당초 5월부터 실시키로 했던 대구~경산 간 시내버스 환승 무료·할인제 약속은 공염불에 그칠 전망이다. 시내버스 노선조정과 기본요금 책정 등 기본적인 사안조차 합의하지 못한데다 환승 혜택에 따른 수입금 미수분에 대한 분담 방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결국 섣부른 정책 발표로 시민들의 기대만 무너뜨린 셈이 됐다.

경산에서 출·퇴근한다는 한모(32) 씨는 "환승 혜택을 받을 날만 고대했는데 이제와서 기약조차 없다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시 버스개혁기획단 관계자는 "승객이 교통카드를 사용할 경우 어느 지역의 버스를 탔는지 매일 가려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주)카드넷과 지하철1, 2호선 전산 설비 증설이 선행돼야 한다."며 "경산버스에 버스 운행 간격이나 운행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BMS(버스운영관리시스템)가 구축돼야만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환승무료가 안 되는 대구권 버스는 경산 9개 노선 100여 대, 성주 2개 노선 29대, 고령 2개 노선 17대, 영천 2개 노선 23대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대구~하양을 오가는 대화교통 소속 버스들이 대구 버스와 흡사하게 버스를 도색,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 버스는 708번과 509번, 814번, 840번 등 4개 노선 30대나 운행하고 있는 실정.

직장인 김모(49·달서구 이곡동) 씨는 "경산버스는 환승할인을 받지 못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대구버스와 똑같이 생긴 탓에 늘 헷갈린다."며 발끈했다.

한편 회차지가 변경되면서 경북 주민들의 불편도 계속되고 있다. 경북 고령군 다산면 주민들의 경우 노선 개편 이후 버스 회차지가 달성군 화원유원지로 바뀌면서 화원유원지에서 내려 갈아타야 하는데다 배차시간까지 맞지 않는다는 것.

박선영 씨는 "똑같은 버스를 타는데도 화원유원지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며 "시간 낭비에다 배차시간까지 맞지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버스 회차지를 옮기려면 다산면에 기사 식당과 화장실 등 기반 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고령군에서 제시한 부지가 주택가인데다 2년간 임대하는 조건이어서 버스회사측이 이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는 뒷걸음질= 버스 운행 행태도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배차시간이 여전히 제멋대로인데다 버스 기사의 불친절을 호소하는 민원이 오히려 더 늘고 있는 것.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월에 85건이었던 버스불편신고는 2월 111건, 지난 달에는 152건으로 크게 늘었다.

배차시간에 대한 시민 불만도 여전하다. 17일 낮 12시 밀리오레 앞 환승 정류장. 508번의 경우 배차 시간은 2~12분이나 차이가 날 만큼 들쑥 날쑥했다. 가창2의 경우 10~20분, 425번 역시 2~15분까지 차이가 났다.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달서구 용산역 앞에 정차하는 425번은 2~15분까지 차이가 났다.

매일 버스로 등교한다는 정은주(전자공고 2) 양은 "등교시간에도 배차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만원버스와 빈 버스가 잇달아 운행되는 경우가 적지않다."며 하소연했다.

한편 대구시는 다음 달부터 버스 내에 설치된 BMS단말기에 앞, 뒷차 간 운행 시간을 표시할 계획이다. 또 오지노선 버스 정류장에 운행 시간표를 부착, 배차 시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또한 버스 승객 수와 수입금, 주민 민원 등을 고려, 다음 달 말쯤에는 일부 지선을 개편할 계획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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