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성화한 고유가 시대 대비하고 있나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원유 공급 차질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중국'인도'미국 등의 강한 수요와 정유시설 부족 등 구조적 수급 불균형은 고유가 시대의 장기화를 예고한다. 따라서 단기 에너지 절약 시책뿐 아니라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일으켜 걸프만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1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당시 이란의 정정 불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유가 인상으로 폭등한 기름값은 요즘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배럴당 87달러 정도로 평가된다고 한다. 따라서 배럴당 110달러란 국제 유가가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70%, 가스의 55%를 수입한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제한 송전, 석유 배급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단계별 위기 대응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가 세계경제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중 고점을 찍고 내려가는 '상고하저'식 반짝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최근 환율 급락으로 우리 수출 주력산업의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여기에 고유가까지 겹쳤다. 따라서 정부도 KDI의 경기 둔화 경고를 부인만 할 수 없게 됐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구조 개편 등 중장기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 대외 변수에 탄력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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