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 전 영국에서 숨진 유학생 고(故) 이경운(사망 당시 18세)군의 사인은 교통기관에 의한 다발성 손상이라는 한국 부검의의 공식 소견이 나왔다.
이 군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사 의혹을 풀기 위해 지난달 23일 영국 현지에서 이 군의 시신을 재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김윤신(43) 박사는 13일자로 작성된 공식 소견서에서 "두개골 골절, 다발성 늑골 골절, 골반골 골절 등 전신에 광범위한 손상이 있다"며 "이런 외상은 교통기관을 제외하고는 그 원인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주영한국대사관(대사 조윤제)은 김 박사의 이 같은 소견서를 접수한 뒤 26일 유족인 아버지 이경운 씨에게 이를 전달했다.
이에따라 이 군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사 논란은 교통사고라는 결론으로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김 박사는 이 소견서에서 "광범위한 강력한 외적 압력이 동시 다발적으로 작용해야 일어날 수 있는 외상"이라며 교통기관에 의한 사망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장기 적출 의혹과 관련, 김 박사는 "사인 규명 목적 외에 불필요한 장기 적출이 이뤄졌다고 의심할만한 소견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부검 이후 한국에서 실시된 독극물 검사에서는 특이한 독극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2000년 이 군이 사망한 후 영국 경찰은 대형 통학버스에 치여 현장에서 즉사한 단순 교통사고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유족측은 초동수사 미흡과 사건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영안실에 시신을 냉동 보관한 채 장례를 거부해왔다.
유족측의 계속적인 의혹 제기에 따라 주영한국대사관은 영국 관계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례적으로 한국인 부검의가 한국인 피해자 시신을 영국 현지에서 재부검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합의에 따라 김 박사는 지난달 23일 켄트주 마케이트의 엘리자베스 여왕 모후 병원에서 2000년 9월 29일 사망한 후 냉동 보관된 이 군의 시신에 대한 2차 부검을 실시했다. 당시 유족측에서도 아버지와 동생이 부검에 입회했다.
주영한국대사관의 김대식 총영사는 "이제 이 군의 시신을 보관 중인 병원측과 유족이 협의해서 이 군을 매장하는 일이 남았다"며 "이 과정에서 유족측의 협조 요청이 있으면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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