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A폭동 기록영화 만든 동포 2세

알렉스고씨, 부모 아픔 생생한 영상으로

미국 남가주대(USC) 영화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알렉스 고(29)씨가 로스앤젤레스 4.29 폭동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29일 미주한국일보에 따르면 26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폭동'(POKDONG)은 고 씨의 졸업 작품이다.

이 작품에 대해 USC 영화학과 아만다 포프 교수는 "그 어떤 작품보다 영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다른 문화에 대한 소통을 차분하면서도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평했다.

영화는 폭동이 발생해 겪었던 한인들의 좌절감과 가족 간 대화의 단절로 이어진 상흔들 그리고 가슴 속 응어리가 직접 피해자인 고씨 부모 고형규(60).고해숙(56)씨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영화는 당시 끔찍한 방화와 폭력 현장도 여과없이 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감독인 고씨를 중심으로 이 영화에는 흑인, 백인, 히스패닉, 중국계 등 다른 아시안 동료가 스태프로 참여했다. 프로듀서인 자렛 코너웨인은 "폭동은 인종 간 문제가 아닌 권력을 가진 자에 대한 저항이 불러 온 불상사"라며 미디어가 만들어낸 폭동의 허상을 영화가 짚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1992년 4월29일, 그날을 잊을 수 없다"는 고씨는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못 돌아올 수도 있다'며 총을 들고 떠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누군가는 우리의 역사를 전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씨는 영화를 제작하기 전까지 가족과 4.29에 대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한다. 당시의 아픔이 아직도 이어지기 때문.

영화 촬영 전 아들의 인터뷰 요청에도 아버지는 '별로 말 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지만 '역사를 써내려가고 싶다'는 아들의 거듭하는 요청에 결국 당시의 상황을 털어놓았다.

폭동 당시에 대한 증언을 털어놓으며 눈물 흘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 고씨는 " 14년 동안 가슴 속에 쌓아 놓았던 아픔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한인들이 이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 '폭동'은 오는 5월6일 오후 USC 노리스 극장에서 무료 상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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