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대구시장 선거 후보들이 잇따라 핵심공약들을 내놓으면서 상대 공약의 맹점을 찌르고 자기 공약의 당위성을 부각하는 공방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특히 '베끼기 공약' '재탕 공약' '장밋빛 공약' 등 상대 공약의 허점을 노리는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용 열린우리당 선거대책본부는 9일 논평을 통해 "김범일 후보가 8일 발표한 공약 대부분은 대구의 현안과제들이며, 일부 내용은 무소속 후보의 공약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후보 측은 "IT산업 공약은 올해 초 대구시가 낸 주요 업무계획에 포함된 내용을 옮긴 것에 불과하고, '스타기업 100개 육성방안'은 무소속 백승홍 후보가 이미 공약으로 발표한 내용"이라며 "김 후보의 공약내용을 보면서 '또다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면 대구엔 희망이 없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비판했다.
이연재 민주노동당 후보 측도 8일 "김 후보의 경제공약은 실패한 대구시 경제정책의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이연재 후보는 "김 후보의 '대기업 유치' '선도기업 10개 유치' 등은 특혜의혹만 불러일으키는 부지공급 방식인데다 현실가능성도 의문"이라며 "첨단산업 및 대형 프로젝트에 의한 일자리 창출방안도 소수 고학력자와 일시적 고용효과만 낳을 뿐 근본대책이 못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의료, 교육, 복지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야 다수를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백승홍 무소속 후보 측은 이재용 후보와 김범일 후보의 공약을 싸잡아 비판했다. 백 후보는 "이재용 후보가 임기 1년차에 10조 원, 2년차에 3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해 대구 뉴타운을 개발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장밋빛 정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범일 후보의 경제공약에 대해서는 "대구시의 실패한 정책을 재포장해 내놓은 것은 대구를 회색빛 그림자가 드리운 회생 불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김 후보는 본인이 추진해온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범일 한나라당 후보 측은 이재용 후보의 뉴타운 건설공약은 '아니면 말고식의 한탕주의 공약'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다만 이 후보가 뉴타운 공약에 이어 내놓은 고속철도 주변정비사업, 동대구역세권 개발, 외국인투자지역 임대부지 조성 등의 공약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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