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시! 논술이야" 도원고 수준별 5개반 개설

'방과 후 학교에서도 논술이 뜨네.'

오후 5시 30분, 방과 후 학교가 열리면 대구 도원고 3층 방과 후 교무실은 제 교실을 찾아가는 학생들로 바빠진다. 3학년을 제외한 참가 학생만 500여 명. 총 31개 강좌가 마련된 이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가 높은 과목은 논술이다. 논술반만 수준에 따라 5개나 된다. 오후 8시 30분까지 교실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소개서, 진학 계획서를 작성할 때나 구술 논술에서도 논리적으로 생각하기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겠지요."

석귀화 교사는 종전의 방과 후 교실이 올해부터 방과 후 학교로 전환되면서 우수 강사를 불러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논술반 수강료는 3만 원 안팎. 석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듣도록 하고 있다."며 "방과 후 학교는 백화점식으로 과목만 나열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지중도 방과 후 학교 과목으로 논술 기초반과 심화반을 운영중이다. 학년 구분은 없다. 이 곳에서는 신문기사 스크랩을 이용한 시사 논술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120분 수업 동안 40~50분 글쓰기를 하고 강사로부터 첨삭 지도를 받는다.

이준엽(중1) 군은 "어려운 시사용어도 배울 수 있고 서론·본론·결론 등 글쓰기에 대한 개념도 명확해졌다."고 좋아했다.

학원 경력 13년차인 이경희 논술강사는 "7차 과정 자체가 논리적 사고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논설문 한 편을 잘 쓰게 하기보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 전개와 대안 제시 능력을 기르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수성구 지역 초등학생 경우 한 반에 60~70%가 논술을 배우기 위해 사설학원을 다니고 있는 실정이지만 정작 방과후 학교에서는 효율적인 논술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에서 저학년(1~3학년), 고학년(4~6학년)으로 논술반을 편성하다보니 개인 차가 심하고 여유 교실도 부족하다는 것.

학교 관계자들은 "방과 후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시설이나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공교육과 사교육이 상호 윈윈하는 모델로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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