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방 맞으시죠"…지역병원 주사처방 너무 높다

일부 병원이 환자들에게 주사를 너무 많이 놓는다는 보건복지부 조사결과가 나오는 등 주사제 남용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큰 병원보다 작은 병원이 주사제를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드러나 의료계 내부에서도 개선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5일 지난해 4분기 기준 전국 병·의원 2만 2천765곳의 주사제 처방률(필수 주사제 제외)을 인터넷(www.hira.or.kr)을 통해 공개한 결과 대구지역 소아과의원 경우 일부 병원이 전혀 주사제 처방을 않은 반면 70% 넘는 주사제 처방률을 보인 곳도 있었다.

대구 수성구 ㄱ소아과와 ㅇ소아과, 북구 ㄱ소아과 등은 주사제 처방률 0%인 반면 달서구 ㅅ소아과 75.48%, 수성구 ㅇ소아과 67.25%로 나타나는 등 주사제 처방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전국 의원의 평균 주사제 처방률은 27.91%였다.대학병원급 경우 경북대병원이 5.23%로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높았고 영남대병원 4.48%, 계명대동산병원이 3.17%로 뒤를 이었다. 대학병원급의 전국 평균 주사제 처방률은 3.59%였다.

종합병원급에서는 대구의료원이 27.99%로 주사제 처방률이 최고였고, ▷구병원 19.47% ▷곽병원 16.46% ▷칠곡가톨릭병원 11.97% 등의 순이었고 이들 병원은 전국 평균(9.96%)보다 주사제 처방률이 훨씬 높았다.그러나 대구보훈병원(6.25%)이 전국 평균을 밑돈 것을 비롯해 ▷대구가톨릭대병원(4.47%) ▷대구파티마병원(2.49%)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일반적인 주사제는 먹는 약에 비해 체내 흡수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급성 쇼크와 혈관염 등 부작용 위험이 커 약을 먹을 수 없거나 응급한 경우 등에 사용토록 권장되고 있다. 주사제 남용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복지부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외국에서는 1~5%를 적정 주사제 처방률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이번 조사결과와 관련, 일부 의료인들도 중증 환자비율이 높은 대학병원(3.59%)이나 종합병원(9.96%)보다 병원(26.27%)이나 의원(27.91%)의 주사제 처방률이 높은 것은 '문제'라는 반응이다.

이창형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적정진료관리실장은 "의원급에서는 환자들이 '주사를 놔달라'는 요구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주사제 처방률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사제는 꼭 필요한 때만 쓰는 것이 원칙"이라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먹는 약도 급성쇼크와 혈관염 등 부작용이 없는 것이 아닌데 굳이 주사제만 문제 삼는 것은 상대적으로 의료비용이 큰 주사제 처방을 막으려는 행정기관의 의도가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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