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DJ 6월 하순 3박4일 방북 합의

北, 직항로 이용 방북 희망

남북은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6월 하순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는데 합의했다.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DJ 방북' 실무대표단은 17일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이틀째 북측 대표단과 만나 방북시기, 경로, 방북단 규모 등 DJ 방북 문제에 대해 협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측은 김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에 동의하고 이를 환영하며 초청자측으로서 예우를 다해 맞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방북시기와 관련, 양측은 6월 하순에 3박4일 일정으로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추후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북 경로와 관련, 북측은 'DJ가 열차를 통한 방북을 희망한다'는 우리 대표단의 의사를 전달받고 '직항로를 이용해 오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동해선 출입사무소에 도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측은 철도 이용 방법을 이야기했고 북측은 여러가지 준비 등을 이유로 직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이 직항로 이용을 요청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철도시험운행을 하기로 했으나 군사보장 합의 문제를 타결해야 하는 것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런)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이 1차 실무접촉에서 열차방북을 일단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추후 협의에서 북측이 입장을 변경하지 않는 한 DJ의 열차 방북은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은 "5월 25일 열차 시험운행이 (DJ의) 열차를 이용한 방북을 확실하게 보장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도 없다"면서 "시험운행이 좋은 쪽으로 작용하리라 본다"고 말해 향후 북측과의 추가 실무접촉에서 열차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남과 북은 이밖에 실무접촉을 통해 DJ 방북단에 특별수행원, 의료지원단, 정부지원단, 기자단 등을 포함시키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방북단 규모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방북단 규모와 관련, 우리측 대표단은 김 전 대통령측 인사, 기자단 등을 포함해 80명 안팎으로 할 것을 북측에 제시했으나 북측은 규모를 다소 줄여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양측은 오는 5월 말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속개, 방북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접촉에는 우리측에서 수석대표인 정 전 장관과 이관세(李寬世) 통일부 정 책홍보실장, 최경환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관, 천해성(千海成)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운영부장 등 모두 4명이, 북측에서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4명이 각각 대표단으로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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