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설비를 자랑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새우떼로 인해 가동을 멈췄다.
울진원자력본부에 따르면 18일 오후 6시30분쯤 길이 1cm 미만의 새우떼가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방파제 모양의 취수구로 다량 몰려들어 해수순환수펌프가 자동 정지되면서 냉각수공급이 원활치 못하자 7시7분에 2호기, 7시25분에 1호기 가동을 수동으로 중단했다.
원전측은 평소 새우·멸치 등 해양생물로 인한 전력생산 차질 방지를 위해 취수구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전담 용역사까지 둬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은 그물망 능력을 초과한 새우떼가 한꺼번에 몰려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울진원전이 새우떼 등 해양생물유입으로 인해 가동을 중단하거나 발전량을 줄인 경우는 해파리떼 유입으로 가동을 7시간 정도 중단한 1996년 9월 이래 모두 7차례. 2기가 동시에 발전을 중단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원자로 정지로 1기당 하루평균 1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게되는 것도 그렇지만 최첨단 장비와 설비를 자랑하는 원전이 입은 자존심 손상은 돈을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원전측은 말한다.
그런데 해양생물에 의한 원전 가동중단이 유독 울진에서만 빈발하는 점이 특이하다. 서해안의 영광원전은 물론 같은 동해안 경주 월성과 부산 고리원전에선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정확한 원인 규명도 안되고 있다.
원전측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어군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감시체계구축 등 근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한편 원전측은 사고 직후 전직원을 동원, 새우떼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어 빠르면 19일 오후쯤 발전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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