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대표 피습' 돌발악재에 우리당 '당혹'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후보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범인들 중 한 명이 열린우리당 진성당원으로 밝혀지면서 이번 선거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열린우리당 대구=이재용 대구시장 후보는 21일 예정됐던 거리 유세를 모두 취소했다. 당초 동촌역, 고속버스터미널 등 동부 지역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기로 계획했지만 역풍을 우려해 취소한 것.

이 후보는 오후 3시 박명재 경북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열린우리당 진성당원이 연루된 데 대해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선거 테러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불행한 일이며 다시는 이번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사건을 어떤 정당이나 후보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신 이 후보는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수성구 상동의 한 양로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 후보는 "박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빌고 이번 선거의 정략적 이용을 막기 위한 심정으로 유세를 포기하고 양로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2일 오전 11시 신암선열공원에서 열린우리당 기초단체장, 광역 및 기초의원 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제2의 출정식을 가지고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21일 논평을 발표하고 "지방선거를 10여 일 앞두고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해 우리 정치사에 부끄러운 흔적을 남기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경북=박명재 경북도지사 후보 측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참담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서면서 지지율이 완만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와중에 터진 돌발악재라는 것.

더욱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번 사태를 반전시킬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북이 박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탓에 부동층이 한나라당 지지로 급선회할 지 모른다는 절박감도 드러냈다.

박 후보는 21일 포항의 모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후 현지 선거 운동을 모두 취소하고 급히 대구로 향했다. 이어 오후 3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테러는 일어날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며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인류 공동의 적이다. 박 대표가 받은 정신적 충격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2일 정상적인 선거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경북 하양에서 출근길 유권자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펼쳤고 9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영천시장 일대를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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