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참패를 당하며 가라앉았던 펜싱이 뚜렷한 부흥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펜싱은 김영호(현 여자 플뢰레 대표코치)가 변방의 설움을 털어내고 남자플뢰레 정상에 우뚝 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의 영광을 맛봤다.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부검객 현희가 여자 에페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한 한국 펜싱은 이후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추락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전종목에서 준결승 문턱조차 밟지 못하는 수모를 당한 한국 펜싱은 곧바로 대표팀을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하는 등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고, 그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재도약의 신호탄은 작년 10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여자 플뢰레 검객들이 쏘아올렸다.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콧대 높은 유럽 팀들을 연파하고 사상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여자 플뢰레에서 시작된 부흥 조짐은 올들어 남녀와 종목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올해 첫 낭보는 성형수술의 파문을 이겨낸 '땅콩' 남현희(서울시청)의 칼끝에서 나왔다.
남현희는 지난 3월 상하이 월드컵과 도쿄 그랑프리 여자 플뢰레를 잇따라 제패하며 르네상스의 서곡을 울렸다.
5월 초순엔 남자 에페의 김승구(화성시청)가 이탈리아 레냐노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소식을 전해왔고, 남자 사브르 간판 스타 오은석(공단경륜본부)은 강호들이 총출동한 바르샤바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이런 상승세는 급기야 22일에 무더기 메달이 쏟아지며 절정에 이르렀다.
이신미(경북체육회)는 독일 코블렌츠 월드컵에서 여자 사브르 A급 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남자 사브르는 이탈리아 파도바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땅콩' 남현희는 폴란드 그단스크 그랑프리에서 동메달, 여자 에페팀 역시 난징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처럼 한국 펜싱이 재도약의 호기에 진입하게 된 것은 발빠른 세대교체에 적극적인 지원이 보태졌기 때문이다.
대한펜싱협회는 아테네올림픽 직후 대표팀에 나이 제한을 두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대표팀을 가능성 있는 젊은 피로 대폭 물갈이 해 분위기를 일신했다.
회장사 SK텔레콤은 어린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금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원 규모를 대폭 늘려 대표 선수들은 예전보다 일주일 가량 늘어난 평균 26∼27일의 해외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펜싱협회 관계자는 "이제 젊은 선수들이 본 궤도에 오른 것 같다"면서 "이 기세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이어질 수 있으리라 본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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