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고3 재학생입니다. 고3 올라와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이 갈수록 지겹고 힘이 많이 듭니다. 특히 모의고사를 치면 언어 영역이 항상 원점수로 80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습량도 많은 편이고 문제집도 많이 풀어보는 편입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선생님과 상담해 봐도 속도가 좀 느린 것 외에는 크게 잘못된 점은 없다고 합니다. 계속 공부하면 성적이 올라갈까요.
답: 실용주의 철학자 존 듀이는 삶을 '문제해결의 과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문제의 연속이며, 산다는 것은 그 문제들을 풀어가는 과정입니다. 문제풀이의 결과, 즉 삶의 결과는 풀이하는 과정, 삶의 과정과 항상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분리하여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큽니다. 존 듀이의 '과정 중시'는 '결과의 유용성'만을 주로 강조하는 공리주의와는 구별 됩니다. 그는 "축구의 목표는 골대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정의 중요성을 압축해주는 말입니다. 골대만 염두에 두는 선수는 득점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기 자체를 즐기기 어렵습니다. 골대 앞까지 가는 과정에서 무수한 난관과 태클이 있어도 자신감을 가지고 패스하고 드리볼 해야 하며 마지막 슛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자세로 경기를 해도 한 골을 성공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무수한 시행착오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관중을 열광시키는 환상적인 골도 나옵니다. 과정에 혼신의 힘을 쏟아 부으면서도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사람, 골대로 나아가는 전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선수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법입니다.
수능 언어 능력 시험에서는 어휘력, 사실적 사고력, 추리 상상력, 비판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문제가 출제됩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분야별 학습 주안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휘력은 주어진 글을 이해하는데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므로 국어사전이나 많은 독서를 통하여 향상시켜야 합니다. 사전적 의미뿐만 아니라 문맥 속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사실적 사고력은 글을 하나의 주어진 사실로 보고, 그것을 사실 그대로 올바르게 이해하거나 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능력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축적하는 데에 유용합니다. 이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정보의 내용 요약, 정보와 정보뿐만 아니라 문장과 문장 간의 연결 관계, 글의 서술 관계 등을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추리적 상상력은 글 속의 정보를 바탕으로 필자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은 내용을 도출해 내는 능력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문을 읽으면서 어떤 사실에 근거한 새로운 사실의 추리, 주어진 사실을 다른 비슷한 상황에 적용하기, 저자가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은 언어를 통한 표현과 이해의 과정에서 사용되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논리적 타당성, 내용과 표현 및 관점의 적절성, 글의 가치관과 사회적 태도 등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독서를 해야 합니다.
질문한 학생은 글을 너무 분석적으로 읽지 않나 싶습니다. 수능 문제는 앞서 언급한 모든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글을 읽고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언어 감각을 길러야 합니다. 수험생은 문제 풀이 위주, 양 위주의 상식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에서 탈피하여, 글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 감각을 길러야 합니다. 문제 풀이를 하듯이 딱딱하게 글을 대하지 말고, 진정으로 그 내용에 공감하며 읽을 때 언어 감각은 배양됩니다. 일상생활에서 국어사전을 늘 곁에 두고 활용하길 권합니다. 국어사전은 언어 영역 대비를 위한 최고의 참고서이기 때문입니다.
윤일현(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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