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돌아온 '엑스맨'…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까?

'엑스맨'이 다시 찾아온다.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편 '엑스맨-최후의 전쟁'이 15일 개봉돼 여름 극장가 공략에 나선다. 이번에는 1·2편을 만든 브라이언 싱어가 물러나고 '러시 아워'를 만든 브렛 라트너 감독이 새로이 메가폰을 잡았다. 새로운 캐릭터의 탑재, 액션 규모의 업그레이드 등은 전편의 어두운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대신 오락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다시 날 세운 공포의 삼철심,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은 돌연변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두고 벌이는 엑스맨 대 브라더후드의 대결로 집약된다. '특별한 힘을 간직한 채 인간에게 탄압받느냐' 아니면 '힘을 제거하고 평범한 삶으로 회귀할 것이냐.' 돌연변이들의 운명은 선택의 문제로 접어든다. 이때 모든 상황을 인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엑스맨의 리더인 '사비에 박사'와 적자생존의 법칙을 신봉하는 '매그니토'의 대립된 의견이 시험대에 오르고, 이는 세상의 모든 전쟁을 잠재울 최후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울버린' 역의 휴 잭맨, '스톰' 역의 할리 베리, '매그니토' 역의 이안 맥켈런, '사비에 박사'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 등 전편의 스타들이 '엑스맨-최후의 전쟁'에서 다시 만났다.

특히 전편에서 모두를 구원하고 차가운 물속으로 사라진 '진 그레이' 역의 팜케 얀센은 무시무시한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괴물 '다크 피닉스'로 부활해 새로운 공포를 자아낸다.

여기에다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변이를 진행하는 초인적인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타고난 돌연변이 천재 유전학자 '멕코이'를 비롯, 자신을 물체와 동질화시켜 단단한 물체를 통과하는 '섀도우 캣', 뛰어난 조율 감각으로 다른 돌연변이에게 능력을 배정해 주는 '칼리스토' 등 새로운 능력을 갖춘 캐릭터들이 합세했다. 액션씬의 스케일도 커졌다. 금문교가 파괴되는 스펙터클은 겨우 자동차 몇 대를 날리는 정도에 그쳤던 이전 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한 규모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위해 762m 길이의 금문교 모형을 만들었다.

◇알고 봐야 더 재밌다. '엑스맨1, 2'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여느 속편과는 달리 엑스맨 시리즈는 전편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엑스맨 1'은 유전자 변이를 통해 창조돼 인간보다 더욱 진보된 지능과 운동신경 및 감각을 지니게 된 엑스맨. 하지만 정작 엑스맨의 초능력을 두려워한 인간들은 그들의 보호를 받기보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적대시한다. 이에 사비에 박사는 이들이 인간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학교를 세워 훈련시킨다. 반면 매크니토의 진영은 인간을 증오하고 지배욕에 가득 차 있다. 이들의 경쟁은 엑스맨을 강제로 등록, 관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의회의 움직임을 계기로 갈등으로 치닫는다.

'엑스맨 2'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돌연변이가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돌연변이 퇴치에 평생을 바친 '스트라이커'는 대통령에게 이들의 소탕을 강하게 요구한다.

안티 돌연변이 집단의 우두머리인 스트라이커 장군은 활동 반경을 넓히며 엑스맨의 정신적 지주인 사비에 박사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에 매그니토는 사비에 박사를 구출하고 인간과의 전면전을 함께할 것을 엑스맨에게 제안한다.

인간과 돌연변이 간의 전쟁, 돌연변이와 돌연변이의 밥그릇 싸움이 3편에 접어들면서 급반전을 맞는다. 엑스맨들은 치유를 통해 돌연변이의 능력을 버리고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돌연변이로 남을지 인간을 돌아갈지 심리적인 갈등을 겪게 된다.

◇2전3기? 이번엔 웃을까.

'엑스맨-최후의 전쟁'이 갖는 재미는 그동안 국내에서 맥 못 췄던 엑스맨이 이번에는 과연 웃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미국 내에서의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전편들의 국내 흥행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었다.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 의해 대형 스크린에 걸린 '엑스맨'은 그 해 미국에서만 거둬들인 수익이 1억 5천700만 달러를 넘어섰고 2003년 '엑스맨 2'도 그 이상을 벌어들였다. 지난달 '엑스맨 3'의 미국 개봉 첫날 성적 역시 4천 452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기존 '스파이더맨 2'가 가지고 있던 역대 2위의 기록을 넘어섰다.

세계의 영화팬들을 사로잡은 '엑스맨'의 기세는 그러나 유독 국내에서는 약발(?)이 받지 않았다. 1편은 서울 52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2탄 역시 미국 내에서의 흥행 성공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전국 147만 명에 그쳐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냥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 영화 개봉에 앞서 주연 배우 휴 잭맨이 내한하는 등 국내에서 일전을 치를 채비를 갖췄다. 아시아 개봉에 맞춰 할리우드 스타들이 주로 홍콩이나 일본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갖는 관행에 비춰볼 때 휴 잭맨의 내한은 이례적인 것. 그만큼 국내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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