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사원 ,EBS'책장사'수능교재 값 5배 폭리

EBS(교육방송)가 대입 수험생들의 '필수 참고서'인 수능교재의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 과도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8일 감사원 감사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이 지난해 6, 7월 실시한 EBS 재무감사 결과에 따르면 EBS가 수능교재의 가격을 제조원가의 5배 수준으로 책정, 직영 출판 방식으로 시중에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EBS 수능교재의 가격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유사교재 가격의 80% 수준에 불과하지만, EBS와 수능교재의 성격상 그 값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게 감사원 측 판단이다.

그 결과 EBS는 정부의 '수능방송-수능시험 연계' 방침이 나온 2004년 한 해 수능교재 출판비용(189억 원)의 2배가 넘는 382억 원을 이익으로 남겼다. 이는 2003년 한 해 이익인 113억 원에 비해 2.4배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EBS는 국회 및 방송위원회에 "수능교재 판매이익을 인건비로 사용하지 않고 수능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수차례 보고했음에도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13억 7천 만원에 그친 반면, 직원 성과급에 43억 원을 지급하고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보상금 명목으로 52억 원을 지급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능교재 판매를 담당할 총판을 선정·관리하는 과정에서 EBS 직원 A씨는 5개 총판으로부터 8차례에 걸쳐 1천60만 원을, B씨는 4차례에 걸쳐 5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감사원은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EBS 측이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정년까지의 손실을 실질적으로 전액 보상키로 노사 간 합의하거나 다른 정부 투자기관 등에 비해 과도하게 보수를 인상하는 등 예산을 방만하게 운용하거나 운영하려 한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EBS는 지난해 5월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인한 손실 총 129억 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노사합의를 했으나, 감사원 감사 이후 이를 백지화하고 위로금(통상 임금의 200%)을 지급하는 것으로 재합의했다. 또한 2000∼2004년 정부 투자기관의 연평균 인건비 인상기준이 5.1%인데 반해 EBS는 연평균 16.6%나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2004년 기준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은 6천700만 원을 웃돌았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제작비 4천300만 원 과다지급 ▷유흥주점에서의 제작기획비 815만 원 사용 ▷공연계약 업무담당자의 업체로부터 500만 원 수수 등의 사실을 밝혀내고, 과다지급한 금액을 회수토록 하는 동시에 금품을 받은 직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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