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단, 지역 섬유산업] ①밀라노프로젝트, 지금은…

"지역 섬유산업이여, 부활하라!"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섬유 소재, 봉제, 패션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봉무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에 이은 국제패션전시회인 대구국제패션페어(가칭)가 올 연말 처음 개최되는데다 동대문시장 대구 텍스타일 마케팅센터 오픈, 한국섬유마케팅센터 LA지사 설립 등 국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어서 지역 섬유산업 부활의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부활을 꿈꾸고 있는 지역 섬유산업의 움직임을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한 평가와 섬유 소재, 패션, 마케팅 분야 등 분야별로 나눠 살펴본다.

①밀라노프로젝트, 지금은…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실패 사업으로 꼽히는 밀라노프로젝트. 지난 1999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수 천억 원의 예산을 갖다 붓고도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돈만 낭비한 사업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밀라노프로젝트를 아직 실패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만큼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산업경제기술연구원(KIET) 등에 따르면 구조개선 정책 추진시 산업 성과는 초기에 오히려 악화하고 이후 약 10년에 걸쳐 개선 성과(그림1 참조)가 나타나는데 대구 밀라노프로젝트도 이 경우에 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초기 성과 악화는 구조개선 및 전환 기간 동안 기업의 단기생산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주요 실적 및 연구개발비, 설비구조 변화 등으로 볼 때 대구 섬유산업의 경우 구조전환 정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밀라노프로젝트의 경우 1단계(99년~2003년) 동안 제직, 염색 등 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유관 연구소 확충 등에 투자해왔지만 2단계(2004년~2008년)엔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 기업 제품력 및 마케팅 능력 향상 등 기술개발 중심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실패라고 총평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그림2 참조)

실제 대구 섬유의 매출 및 수출의 경우 2000~2004년 동안 전국에 비해 빠른 감소율을 보였으나 최근 감소 추세가 둔화하는 등 구조조정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 설비 구성도 대량생산용 기계인 WJL(Water Jet Loom) 직기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많이 감소하는 등 다품종 소량생산체계로의 구조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역 업체들의 연구개발투자도 연구개발비 비중 기준 0.84%로 전국 0.62%보다 높은 등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른 차별화 수출 품목인 합성단섬유사, 편직물의 수출도 각각 16%, 2%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섬유업계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8년 262개에 달했던 기업부도가 지난해 63개로 급감했다. 신설 법인도 지난 98년에는 1개도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92개로 크게 늘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대구섬유산업과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한 산업자원부의 평가는 중상(中上) 이상"이라며 "지금까지는 실적 점검 차원에 그쳤지만 앞으로 좀 더 지켜보고 정책을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밀라노프로젝트는 대구 전략산업인 섬유산업이 경쟁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대량생산체계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사업인데 이에 대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아직 그 성과를 단정하기에는 이른 만큼 상승국면으로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상품기획, 마케팅, 기업관리, 통합지원 등 지속적인 보완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섬유개발연구원은 밀라노프로젝트의 성과 평가와 체계적인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6월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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