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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료 위력 무섭네"…길거리응원 취소사태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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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여럿이 월드컵 경기 보려면 돈 내!"

우리나라만의 응원 대명사인 길거리 응원이 FIFA의 중계권(퍼블릭 뷰잉권)료 요구로 인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야외에서 대형 전광판, 스크린, TV를 통해 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경우 FIFA가 500만~5천만 원의 '시청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첫 경기가 열렸던 13일 동네마다 예정된 길거리 응원이 곳곳에서 취소되는 사태가 속출했던 것.

때문에 "이웃주민과 함께 응원하려고 TV를 집 밖으로 잠시 옮겼을 뿐인데 돈을 내라니 너무 한 것 아니냐.", "중계권료 무서워서 어디 월드컵 야외응원 하겠냐."는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회사원 김인권(36.대구 북구 구암동) 씨는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린 13일 오후 야외응원전에 참여하려 했으나 큰 낭패를 봤다. 이 날 집 인근 함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단체 응원 행사가 취소됐던 것.

그는 "며칠 전부터 온 가족과 함께 시원한 야외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할 계획을 짜 놨는데 모두 허사가 됐다."며 "중계권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사가 취소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났다."고 불평했다.

대구 북구청 한 관계자는 "칠곡지역의 한 봉사단체가 지역 주민들을 위해 공원에서 야외응원전 행사를 준비하는 등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데도 중계권료 때문에 행사를 취소하게 됐다."며 "이날 행사가 취소된 사실을 뒤늦게 안 주민들의 항의전화를 받느라 종일 시달렸다."고 했다.

태극전사 박주영 선수의 모교인 대구 청구고교에서도 이날 학교 운동장에서 대규모 단체응원을 벌이려 했으나 계획을 접었다. 3천500여 명의 전교생이 모여 옥외 전광판을 통해 박 선수의 선전을 응원하려고 했으나 고가의 중계권료 때문에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청구고교 관계자는 "한국방송협회로부터 중계권료를 내야 행사 승인을 내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한 뒤 학교 건물벽에 스크린을 설치해 200명만 응원하면 허락해 주겠다고 해 겨우 단체응원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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