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오는 16일 공식 퇴임한다.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 '구원투수'로 당 대표에 선출된 뒤 2년3개월만이다. 지난 97년 한나라당 창당 이후 당 대표가 임기를 제대로 채우고 물러나기는 처음. 더욱이 여당인 열린우리당 대표는 박 대표 임기 중 9번이나 교체돼 박 대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실 박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됐을때만해도 순항을 예고하기는 어려웠다. 여당의 과거사 규명 작업 등과 맞물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부분이 항상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 역풍 속에서도 17대 총선 지원을 통해 121석의 기대밖 성과를 거둔데다 임기중 다섯 차례 있었던 국회의원 재·보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압도적 승리를 얻어내면서 당내 기반을 확고하게 굳혔다. 특히 올해 5.31 지방선거는 박 대표의 당내 위상을 한껏 드높였다. 지원 유세 도중 테러까지 당했지만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마지막 지원유세를 강행해 지방선거 완승을 끌어낸 것이다. 곧바로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뒤지고 있던 여론조사에서도 당내 1위를 탈환했고 퇴임후에도 당내 분위기가 호의적일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 지적됐던 리더십 부족이라는 비판도 수그러들고 있는 분위기다. 오히려 '부드러운 리더십'과, 대여(對與) 장외투쟁도 마다하지 않는 외유내강의 리더십이 부각됐다.
박 대표가 계보정치 불가를 외쳤지만 박 대표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박 대표에 대해서는 스킨십 부재와 콘텐츠 부족을 거론하는 비판이 많다. 스킨십 부재에 대해서는 박 대표 가족사(史)를 들면서 한계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권 주자로서 당내 입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 대표는 퇴임후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대권후보로서의 향후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려한 퇴임 뒤 박 대표가 대권가도에 어떤 식으로 등장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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