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당이 더 공세적"…삐걱대는 당정

"부동산(가격)이 무조건 오르니까 저걸 끌어내리기 위해 세금을 '폭탄'처럼 하느냐."(열린우리당 오제세 의원) "그렇다면 부동산값이 아무리 비싸져도 세금을 올리지 말라는 말이냐."(한덕수 경제부총리)

지난 2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의원과 부총리 간에 오간 설전의 한 장면이다.

마치 야당의원과의 공방으로 착각할 만큼 '직설적인' 말다툼이다.

6월 임시국회에서 참여정부의 핵심정책을 놓고 여당의원이 야당보다도 더 거세게 공격하고 해당부처 장관은 이에 반발하는 양상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는 '달라진 풍속도'를 선명히 드러냈다. 제1정조위원장을 역임한 최재천(崔載千) 의원은 "미사일 위기 때 인수위 통일외교분과 출신들이 양주파티를 벌이지 않았느냐?"고 작심하고 공격했다. 당 의장을 지낸 문희상(文喜相) 의원은 "제발 '참여정부가 좌파가 아니냐' '북한과 짜고 치는 것 아니냐' 는 오해를 좀 받지 않게 해달라."고 공개 비판했다.

22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방장관 출신인 열린우리당 조성태(趙成台) 의원이 "국민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북한에 갖다 바치는 게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며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을 몰아세웠다.

이 같은 현상이 모든 상임위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부 의원들이 개별적 소신을 강하게 피력하고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단편적 공방'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당정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비록 일부의 발언이기는 하지만 5·31 지방선거 이후 정부 정책기조를 둘러싼 여당 내의 누적된 불만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란 것.

당정 간 정책협의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도 당정관계의 '균열' 조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정은 통상 임시국회 직전 회의를 열어 입법전략을 놓고 머리를 맞댔으나 이번에는 회의를 열지 않았다. 우리당은 4월국회 이월 법안을 주로 처리하는 국회여서 당정회의를 열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정책노선 갈등이 원인이란 관측도 있다.

또 여당 내 통제력이 약화된 점도 당정 균열을 재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닥까지 추락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선 가급적 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는 당 저변의 상황인식도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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