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레반, '친미교육한다' 학교습격 '폭행·참수'

최근 부쩍 활동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탈레반 저항세력이 친미교육을 한다며 학교를 습격해 학생과 교사를 폭행.협박하는 사건이 일어나 아프가니스탄의 상당수 학교가 문을 닫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이런 학교 대상 테러 때문에 보수적으로 잡아도 학생 10만명이 학교를 떠났다. 이뿐 아니라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교사들이 살해당하거나 일부는 참수를 당하기도 했다.

탈레반 저항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아프가니스탄 남부지역의 학교에선 야간에 방화사건이 일어나 대부분 서방의 지원으로 지은 교사(校舍)가 불에 타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으며 미국 인권단체 '인권감시'는 11일 지난 1년 6개월동안 테러로 학교200곳이 파괴됐다고 집계했다.

자불에서 교사로 일하는 투르 페이카이는 10일 "자불에 학교가 47개가 있는데 고작 3개만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마루프 지역의 목격자의 따르면 남녀공학인 셰이크 자이 중학교에 탈레반이 들어와 학생을 교실 2개에 몰아 넣은 뒤 문을 잠그고 큰 칼을 빼들고 겁을 줬다. 이들은 학생을 몽둥이로 심하게 때리면서 '또 학교에 올 거냐'고 협박하기도 했다.

탈레반 저항세력은 또 이 학교의 교사 6명의 눈을 가린 뒤 계속 때리면서 근처의 산으로 끌고 갔다. 탈레반은 교사들을 1명씩 나눠 "왜 부시와 카르자이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교사들은 "우리는 부시나 카르자이에 대해 아는 게 없고 그저 아이들을 가르칠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마구 때린 뒤 돌려보냈다.

폭행당한 어떤 사람은 다리나 손이 부러져 장애인이 됐을 만큼 폭행정도가 심했으며 교장은 총 개머리판으로 두들겨 맞고 허벅지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칸다하르의 한 모스크 벽엔 밤새 누군가가 "소녀를 학교에 보내려면 조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소녀의 얼굴에 산(酸)을 붓거나 죽일 것이고 이는 모두 부모의 탓이다"라는 협박 편지를 붙이기도 했다.

올 여름 들어 아프가니스탄 남부지역에 뜸했던 탈레반 저항세력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파키스탄과 걸프지역 국가의 후원자와 마약밀매 등으로 자금력을 갖췄고 과거보다 더 숫자가 많아진데다 무기도 풍부해졌다.

'치고 빠지기 작전'을 구사하는 탈레반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남부지역의 안전이붕괴할 위기에 직면한 서방 동맹군은 점점 공격의 수위를 높이며 극단적인 대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동맹군과 아프간군은 남부지역에서 극단주의자의 은둔지를 공습, 약 30명을 사살했고 다른 은둔지를 공격해 총격전 끝에 탈레반 저항군 40여명을 죽였다고 군당국이 밝혔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제적인노력이 실패 위험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파병병력을 배로 늘리고 있고 미국은 탈레반과 알-카에다 잔당을 소탕하는데만 집중하면서 정작 지역 주민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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