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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에도 '치맛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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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에 부모들 몰려

1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 종합고용안정센터. 이 곳에서는'대학자녀의 취업을 돕기 위한 부모의 7가지 지혜'란 주제로 부모 강좌가 열리고 있었다.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귀를 기울이던 백모(58·자영업) 씨. 그는 29살 난 아들이 지난 해 가을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직장이 없다고 했다.

"번듯한 4년제 대학을 나왔으니 취업걱정은 없을 거라 여겼는데 대기업에 원서를 내도 답이 없네요. 그런데도 중소기업은 안 가겠답니다. 오죽 답답하면 제가 직접 이 강의를 들으러 왔겠습니까."

주부 김모(54·남구 대명동) 씨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졸업을 미룬 채 3년 넘게 공무원시험을 준비해 온 아들(28)을 보면서 속이 타들어가고 있기 때문.

"나이도 있으니 기업체 취직 쪽으로도 생각해보길 바라지만 행여 공부에 방해될까봐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형편이예요. 내가 뭔가 알아야 아들과 대화가 될 것 같아 들렀습니다."

청년실업 극복전선에 부모들도 신발끈을 조여메고 함께 뛰고 있다.

이날 대구센터에는 그동안 속앓이를 하던 부모 12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취업준비생 부모를 위한 특강이 마련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

강사로 나선 한 인터넷 취업 포털사이트 권오관 팀장은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은 기업사원모집 요강에 맞춰 구체적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가 적고 취업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노력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시간이 나면 과외나 음식점 서빙 등 용돈 벌이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기보다 토익시험 준비, 자격증 취득, 기업주최 인턴쉽 참가 등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이라 말했다. 또 그는"부모들도 자녀에게 희망하는 직업군과 그에 따른 기업들의 모집요강,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과 자녀의 현재 수준을 적는 취업노트를 쓰게 하고 겉치레보다 자녀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강좌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될 예정. 대학에서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 강좌를 비롯, ▷자녀와 의사소통법 ▷취업스트레스 날리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이날 강좌를 들은 한 참석자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뒷바라지를 했는데 이제 직장 넣는 것도 뒷바라지를 해야할 판"이라며 "하지만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해야 할 형편"이라고 했다. 강좌문의 053)667-6171.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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