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드보는 히딩크보다 민첩…때론 너무 서둘러"

베어벡 감독, 두 지도자 스타일 비교

"아드보카트는 히딩크보다 민첩한 편이지만 때로는 너무 서두르는 감이 있다"

핌 베어벡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네덜란드 언론과 인터뷰에서 거스 히딩크와 딕 아드보카트 두 전임 감독을 보좌하면서 느꼈던 점을 밝혀 눈길을 끈다.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로서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히딩크 감독과,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일했던 베어벡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언론 '알헤메네 다흐블라드'와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팀에 안정감을 주며,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청취력이 뛰어나다"는 등 두 감독의 지도 스타일과 축구 철학 등을 자세히 전했다.

◇한국 정서 대처 방법

히딩크 감독은 한국 정서에 비춰 볼 때 감독이 하루 빨리 적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선.후배 간 상하질서는 바람직하지 않고 팀에 어려움을 주기 때문에 개선하려고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히딩크 감독과 나의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틀에서 선수들과 접촉도 쉬웠으며 적응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을 포함해 몇몇 선수들과는 영어로 간단한 의사 소통도 가능했다.

◇선수들과 관계

경험이 풍부한 히딩크 감독은 시간을 두고 개인적으로 따로 대화를 나누며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테이블에 둘러 앉아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저녁식사를 오후 5시30분에 하기 때문에 식사 후 많은 여유가 있어 주로 그 시간을 활용했다.

◇선수들 지도방법,

히딩크 감독은 훈련 때 발생한 상황을 잘 기억해 둔다.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까지도 잊지 않고 있다가 장.단점을 지적한다. 그는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호흡을 고르며 하나에서 열까지 센 뒤 편안한 눈길로 상대방을 주시하면서 대화를 시도한다. 히딩크 감독은 크고 작은 것을 불문하고 일단 부딪쳐 본다는 식이다. 그는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어야 하며 완벽에 가깝도록 노력하는 감독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을 수동적인 지도자로만 보는 시각은 옳지 못하다. 그 자신도 이 지적에 동의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는 자신이 공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히딩크 감독보다 민첩한 편이지만 때로는 너무 서두르는 편이다.

◇두 감독과 협력

얼마 전 히딩크 감독이 호주로 가면서 서울에 머물렀을 때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모여 즐거운 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다음날 한국 대표팀의 훈련장에 일부러 나타나지 않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을 배려한 것이다.

히딩크 감독과 초기에는 서로 알아가는 도중에 의견 충돌도 있었다. 하지만 후반에는 콤비가 잘 맞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독일 프로팀 보루시아MG에서 같이 일해 협력이 잘 됐다.

두 감독이 내게 보내줬던 협력과 신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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