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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1천리를 가다] '회박사' 조영제 부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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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포항산 회는 싱싱한 맛이 일품이지요. 회는 알고 먹으면 맛이 배가됩니다."

생선회를 주제로한 논문을 30편 넘게 발표하고 매년 여러명의 석·박사급 회전문 연구원을 길러내고 있는 명실상부한 '회 박사' 조영제(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흰살 생선회를 먹을 때는 육질의 단단함을 느끼고 음미해야 하고, 붉은살 생선회는 혀에서 느껴지는 맛의 진하기와 촉감을 즐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급호텔이나 유명 일식집 주방장들로부터 영원한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다. 그만큼 생선회를 많이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먹어본 경험의 유무와 관계없이 복어회는 얇게 썰어 먹는다고 알고 있지만 왜 얇게 썰어 먹는지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이유요?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이죠."

조 교수는 육질이 연한 방어나 참치 등은 두껍게 썰고 넙치나 복어처럼 단단한 생선은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제맛이 난다고 했다. 또 입이 터지도록 쌈에 싸서 입안 가득 밀어 넣는 것보다는 한 점 한 점씩 천천히 씹어보면 처음 먹는 사람도 그 자리에서 회의 참 맛을 알게 된다는 것.

이런 이유로 생선회는 배부르게 먹는 음식도 아니고 쌈이나 마늘이나 고추처럼 강한 자극성을 가진 음식과 함께 먹는 요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굴, 멍게(우렁쉥이), 오징어 같은 패류나 연체류는 초고추장을 조금 찍어 먹으면 다른 소스보다 맛이 낫단다. 그가 한사코 고추장을 배제시키는데는 "혀를 마비시킨 뒤 맛도 모른채 회를 먹으면 고급 생선을 저급 먹을 거리로 끌어내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항 앞바다에서 올라오는 생선 중에 횟감이 안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근육에 독이 있는 복어 정도가 회로 부적합한 것인데 연안에서 잡히는 것들 중에는 독기를 가진 것이 거의 없거든요. 이런 점에서 동해바다는 식량의 보고인 셈이지요." 조영제 교수는 한국의 생선회를 관광객 등에게 전파해 세계적 음식문화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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