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어제는 우리 나라 4대 국경일 중의 하나인 제헌절(制憲節)이었구나. 지을 제(制), 법 헌(憲), 날 절(節)! 바로 '나라를 다스리는 데 기본이 되는 헌법을 만들어 널리 편 날'이란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법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관습과 도덕에 따라 행동하게 된단다. 관습은 오랫 동안 전해져 오는 가치이고, 도덕은 옳고 그름을 따져 인정하는 가치란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똑같이 관습과 도덕을 다 지키지 못하고, 또 사회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따질 것이 많아지자 법률이라는 것이 생겨나게 되었단다.
법은 여러 사람이 다같이 지키기로 한 약속이므로 꼭 지켜야 하는 것이지.
옛날 그리스에 소크라테스라는 철학자가 있었단다. 소크라테스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결혼하였대. 그의 아내는 성질이 매우 무서워서 모든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하는구나.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단 한 번도 성을 낸 일이 없었다고 해.
소크라테스는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어떤 경우라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대. 그는 재판관이 되었을 때에 세금을 부당하게 많이 거두는 귀족들을 유죄라고 판결했어. 다른 재판관들은 귀족들의 압력에 굴복하여 유죄가 아니라고 하였는데 소크라테스는 끝까지 죄가 있다고 주장하였지. 귀족들이 온갖 협박을 하였지만 끝까지 굽히지 않았어.
그래서 많은 청년들이 소크라테스의 용기와 의로운 정신을 배우고자 몰려들었지.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답을 바로 가르쳐 주지 않고 스스로 알아내도록 하는 이른 바 '산파법'으로 가르쳐서 더욱 존경받게 되었어.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불경죄'로 붙잡혀가서 재판을 받게 되었단다. 재판을 받게 된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젊은이들을 잘못된 길로 가도록 가르친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도시가 숭배하는 신들을 무시하고 새로운 종교를 끌어들여 사회를 어지럽힌다.'는 것이었어. 그러나 진짜 이유는 소크라테스가 바른 말을 하고 나라의 잘못을 자주 지적했기 때문이었지. 마침내 소크라테스는 처형을 당하게 되었어.
소크라테스는 독약이 든 잔을 24시간 안에 마셔야 했지. 그런데 나라에 큰 경사가 있을 때에는 사형을 한 달간 미루는 관습이 있었대. 그리고 한 달이 지나면 재판이 끝난 지 24시간이 훨씬 지난 뒤였기 때문에 그 사이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가거나 숨어서 사형을 면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고…….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친구와 제자들도 나라에서 새로 만든 배를 띄우는 행사를 틈타 소크라테스를 피신시킬 계획을 세웠지.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피신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독배를 마시고 말았단다.
"비록 잘못된 재판이지만 법에 따른 재판이므로 나는 법을 지켜야 한다."
이것이 소크라테스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는구나.
심후섭 아동문학가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