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건설노조는 총파업 22일, 포스코 본사점거 9일이라는 강수를 동원해 올해 임단협 타결을 시도했지만 완전한 주5일 근무제 등 핵심 쟁점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그렇다고 노조가 이번 사태를 통해 잃기만 했을까?
일각에서는 건설노조가 최소한 두가지는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장 큰 소득은 최하층이라는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의 처우개선 필요성을 사용자측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에 알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시작하면서 임금인상 보다는 근무여건 개선을 표면적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주5일 근무제 실시요구가 대표적 사례다.
이지경 위원장은 파업 초기 "우리 요구대로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임금삭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를 감수하고라도 주5일제 시행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는 노동부 관계자 등도 "근무시간 단축을 통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임금소득이 줄수도 있어, 부분적으로 일리있는 요구"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반드시 임금인상 요구가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은 인정받은 셈이다.
이런 이유로 건설노동자 중에서는 임금 등 근무여건이 나은 편이라는 포스코에서 일하면서도 하루 10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었다.
또 노조는 이번 사태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알리는데는 성공했다는 풀이도 있다. 포스코 창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이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일반인들은 잘 몰랐다. 하지만 제철소를 봉쇄하고 포스코 본사를 점거하면서 투쟁방법상의 무리수로 인해 스스로의 가치를 많이 깎아내리기는 했지만 포스코 성공신화 이면에는 이들같은 비정규직의 노력도 바탕이 됐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부각시켰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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